샤브샤브가 아침 ‘먹방’ 단골된 까닭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이 제작지원하는 MBC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의 한 장면.
과거 음식점 프랜차이즈들은 드라마가 끝난 후 화면 하단에 브랜드 이름을 크게 자막으로 노출하는 자막 PPL을 애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소 자체를 노출해 홍보효과를 노리는 프랜차이즈들이 늘고 있다.
원할머니 보쌈이 KBS2 <수상한 삼형제>에서 눈도장을 찍은 것을 비롯해 본죽은 SBS <이웃집 웬수>와 KBS2 <꽃보다 남자>, 교촌치킨은 MBC <트리플>, 멕시카나 치킨은 MBC <인연만들기>, 채선당은 SBS <당돌한 여자> <맛있는 인생>, 신선설렁탕은 SBS <찬란한 유산>, 블랙스미스는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PPL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이바돔 감자탕과 아딸이 MBC <오자룡이 간다>, 수상한 포차는 SBS <돈의 화신> 등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는 등 다양한 음식 프랜차이즈들이 드라마 PPL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단순하게 제품이나 상표를 노출하는 것보다 장소 제공 등의 PPL이 더 인기 있는 이유는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PPL광고가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 때문에서다. 드라마 속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시청자에게 인물들과 관련된 브랜드나 상품은 단연 더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2012년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발표한 PPL 광고효과조사에 따르면 가장 광고 효과가 컸던 사례는 MBC 주말드라마 <애정만만세>에 등장했던 ‘죽이야기’다. 드라마 방영 후 브랜드를 기억하는 비율이 제품이나 자막 등 모든 종류의 PPL을 포함한 평균비율보다 40% 정도 높았고, 호감도와 향후 구매의향도 각각 10%나 높았다. 죽이야기는 극중 주인공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죽 매장으로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 있는 장소 PPL을 이용했다.
채선당과 블랙스미스는 각각 <신사의 품격>(왼쪽)과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PPL에 참여했다.
음식 프랜차이즈들이 드라마 PPL에 환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맹점 확장 효과 때문이다.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MBC <오자룡이 간다>에서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은 주인공이 직접 프랜차이즈를 창업하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아딸’의 가맹점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딸’ 홍보팀 관계자는 “드라마의 인기만큼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 특히 주인공이 직접 프랜차이즈를 창업하면서 나오는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실제 가맹점을 오픈하려는 점주들에게 호응을 많이 얻고 있다. 기존에는 한 달에 5~6개의 가맹점이 오픈했지만 드라마 방영 이후 한 달에 신규오픈이 10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도 드라마 PPL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현재 ‘아딸’은 1000호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드라마 속 음식 프랜차이즈 PPL은 해당 브랜드뿐 아니라 특정 메뉴 홍보에도 효과적이다. 인물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 바로 해당 프랜차이즈의 주력 메뉴나 신제품인 경우가 많다.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은 주력메뉴를 위해 드라마 PPL 전략을 짰다. 채선당 관계자는 “우리 같은 경우 이미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드라마 PPL로 갑자기 매출이 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샤브샤브라고 하는 음식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주로 여성층이 드라마를 많이 보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보기 위해 PPL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아침드라마 같은 경우 주부들이 많이 시청하고 주로 점심 때 어머니들끼리 약속이 많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고 메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PPL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채선당은 작년 한 해 동안 <신사의 품격> <태양의 신부> <맛있는 인생> 등 총 3개의 SBS 드라마 PPL에 참여했다. 현재 드라마 PPL을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음식 프랜차이즈들도 대부분 향후 드라마 PPL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품 광고 효과와 가맹점 확장 등의 효과는 카페도 예외는 아니다. PPL광고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3년 전 카페베네가 공중파 3사에 모두 나올 정도로 드라마 PPL로 유명했다. 현재는 업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커졌다. 그런 효과들이 나타나자 경쟁사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