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넥센·LG ‘윈윈’…다음 타자 누구?
유창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올 시즌 트레이드의 첫 출발은 NC와 넥센의 2대 3 트레이드였다. 4월 18일 두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NC 투수 송신영(36), 신재영(24)이 넥센으로 가고, 넥센 야수 지석훈(29), 이창섭(26), 박정준(29)이 NC로 가는 2: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야구계는 “두 팀의 트레이드가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NC는 갑작스러운 3루수 이현곤의 부상으로 내야진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1루수를 보던 모창민도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내야진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였다. NC 김경문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만 했다. 여기다 NC는 좌타자도 부족했다. 특히나 대타라인에서 좌타자가 턱없이 모자랐다.
서동욱(왼쪽)은 넥센으로 최경철은 LG로 맞트레이드됐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사진제공=LG 트윈스
트레이드 전날까지 넥센 불펜진은 마무리 손승락과 이정훈을 제외하면 ‘믿을맨’이 없었다. 불펜투수 대부분이 평균자책 9.00 이상이었다.
두 팀의 이해관계는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NC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전력보강 요청을 받은 NC 구단 수뇌부는 넥센에 연락을 취했다. NC의 관계자는 “시즌 전 넥센 구단 수뇌부가 송신영을 원한다는 걸 우리 구단 수뇌부가 기억하고 있었다”며 “당시 기억을 바탕으로 우리 구단 수뇌부가 넥센에 ‘송신영을 줄 테니 내야수와 대타 자원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NC의 제안에 넥센은 흔쾌히 ‘OK’사인을 보냈다. 넥센 수뇌부는 이 사실을 염경엽 감독에게 알렸고, 불펜진 강화에 목이 말라있던 염 감독은 “즉시 실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넥센은 베테랑 불펜투수 송신영을 얻고, NC는 수비가 좋은 내야수 지석훈과 한방을 갖춘 좌타 대타요원 박정준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며 양팀 모두 미소를 지었다.
시즌 트레이드 2탄은 6일 후 발표됐다. 이번에도 트레이드 주체는 넥센이었다. 바뀐 게 있다면 이번엔 상대가 NC가 아니라 LG라는 것. 두 팀은 24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LG 내야수 서동욱(29)이 넥센으로 가고, 넥센 포수 최경철(33)이 LG로 오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임태훈, 정수빈
LG의 소득은 더 컸다. 지난해 말 삼성에서 트레이드해 온 포수 현재윤은 시즌 초 LG 상승세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안정된 투수리드와 날카로운 타격으로 LG의 최대 문제점이던 포수 부재를 말끔히 해소시켰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오른손 부상을 당하며 1군에서 제외됐다. LG로선 수비력을 갖춘 포수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시점에 LG가 수비력이 검증된 베테랑 포수 최경철을 영입한 건 큰 소득이라 할 수 있었다.
넥센, NC, LG 트레이드에 자극받아선지 다른 팀들도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때 야구팬들 사이에선 ‘두산 투수 임태훈과 외야수 정수빈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화 좌완투수 유창식이 두산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두산이 오랫동안 좌완 선발을 원했다는 점과 한화에 즉시전력감 외야수와 투수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소문은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양팀 관계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문”이라며 “트레이드는 고사하고 논의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물론 양팀 고위 관계자는 “카드만 맞다면 어느 팀과도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말로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트레이드 활성화 왜? 프런트가 나서니 부담 없네 트레이드가 활황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프런트 야구의 득세와 트레이드 실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는 구단들의 태도다. NC-넥센의 트레이드는 NC 측 현장 요구가 시발점이 됐지만, 트레이드 선수를 정하는 작업과 전체 진행은 전적으로 구단 프런트가 진행했다. 넥센은 아예 이장석 사장과 남궁종환 부사장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했다. LG-넥센 트레이드 때도 이 사장과 남궁 부사장이 총대를 멘 것으로 알려졌다. LG 역시 전과는 달리 단장이 직접 나서 트레이드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모 구단 운영팀장은 “과거엔 감독끼리 트레이드 의사를 타진한 뒤 이를 프런트에 알렸지만, 요즘엔 구단 단장, 사장끼리 트레이드를 논의하고서 이 사실을 감독에 알린다”며 “한국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처럼 프런트가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좋다”고 밝혔다.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나설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실패 부담’도 요즘은 덜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많은 구단이 우리 팀을 떠난 선수가 다른 팀에서 펄펄 날면 ‘왜 그 선수를 보냈느냐’는 팬들의 비난과 모그룹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두려워 트레이드를 눈앞에 두고도 백지화했다. 하지만, 근래는 ‘트레이드는 원래 성공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풍토가 자리 잡으며 구단들도 ‘실패 부담’보단 ‘성공하면 다행, 실패하면 본전’이라는 태도로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야구계는 5월이 넘어가기 전 메가톤급 트레이드가 프로야구판을 휩쓸 것으로 보고 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