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유명 설렁탕 체인업체 사장이 유통기한을 조작한 축산물 수백억 원어치를 전국 수십 개 가맹점에 납품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유명 설렁탕 체인 본점 사장 오 아무개 씨(59)와 유통업자 정 아무개 씨(46)에 대해 유통기한과 원산지를 조작한 우족·도가니 등을 설렁탕 체인 가맹점에 공급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전했다.
또한 오 씨에게 자기 업체의 라벨을 쓰도록 해준 축산물 유통업체 대표 김 아무개 씨(47)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오 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3월 19일까지 경기도 광주에 무허가 축산물 가공 작업장을 만들어 놓고 정 씨로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축산물을 사들여 유통기한·원산지를 조작한 라벨을 부착, 자신의 체인 가맹점 39곳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축산물 가공 자격이 없는 오 씨는 정 씨로부터 정상제품 기준으로 1㎏당 2100원가량 하는 우족을 450~1000원에 사들인 뒤 포장을 제거하고는 김 씨 업체의 라벨을 붙였다.
오 씨가 5년간 납품한 축산물은 모두 7200톤으로 시가 216억 3000만 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축산물 가공 허가를 받지 못한 사람은 라벨을 만들거나 붙이는 것부터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오 씨가 지난 2008년 설렁탕집을 개업해 이 같은 불량 축산물을 사용하다가, 사업이 잘되자 자신이 납품하는 축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맹점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39개의 가맹점 중 오 씨 직영점 2곳을 제외한 나머지 가맹점주들은 납품받는 축산물이 무허가 재가공됐던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