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좀 치워주세요”
“자꾸 손이 가네. 아저씨가 만지는 게 좋아서 그래”
황당한 대화 내용이다. 지하철 내에서 졸고 있는 20대 초반 여성의 허벅지를 만지던 50대 남성은 여성이 항의하자 이같이 대답했다. 결국 여성이 자리를 옮기자 그 옆자리로 따라와 다시 그 여성의 허벅지를 만졌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자 여성을 밀치며 이 남성이 뱉은 대사가 더 예술이다.
“돈 받아먹으려고 그러냐. 딱 봐도 돈 받아먹게 생겼다.”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 일은 지난해 12월 18일 밤 11시 20분께 군자역을 지나는 지하철 5호선 전동차 안에서 벌어졌다. 피해 여성 김 아무개 씨(21)는 거듭된 이 아무개 씨(57)의 성추행에 경찰 신고를 한 뒤 강동역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 씨는 김 씨를 폭행까지 했으며 결국 기소됐다.
5일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김창형 판사는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벌금 5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법정에서 이 씨는 거듭 “술에 많이 취해 기억이 잘 안난다”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초범인 데다 유형력 행사와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명령은 면제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