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펙 주부? OK! 좁은문도 두드리면 활짝
서울시 여성일자리 박람회 현장.
이 씨는 올 초 서울시가 제공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모자 생산업체에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이 씨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경험도 하고 취업에도 성공해 기쁘다”며 “하루하루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 한때 잘나가던 피부관리숍에서 유능한 피부관리사로 평가받았지만 경영악화로 직장이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버린 임 아무개 씨(37). 임 씨는 이후 재취업의 길을 모색했지만 그에게 취업의 벽은 높기만 했다.
이리저리 취업의 문을 두드리던 임 씨는 최근 서울시가 지원하는 전업주부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중견 화장품회사에 정식으로 취직할 수 있었다. 임 씨는 이 업체에서 매일 점주교육부터 에스테틱 브랜드 홍보방안 수립, 매장관리 등 업무로 바쁘지만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평생을 가정주부로 일했거나, 오랜 기간 직장을 떠났던 중고령층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다시 일터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일 할 자리는 여전히 좁은게 현실이다.
이처럼 이 씨와 임 씨 같이 경력 단절 주부는 물론 1인 여성가구, 실업상태인 청년 여성들 중 취업이 절실하지만 기술력이나 자신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취업 지망생을 위해 서울시가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가 이들을 위해 여성인턴 일자리를 마련했다. 서울시 여성인턴 일자리에 참여하면 6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면서 직업교육은 물론 현장 적응력과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 또 실제 취업으로 연계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해의 경우 여성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총 1023명 중 58%가 실제로 인턴으로 채용된 후 정식 취업까지 이어지는 등 여성인턴 일자리가 취업으로 가는 관문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으로 하반기에 600개의 신규 여성인턴 일자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2013 서울시 여성일자리 종합정책’의 일환으로 상반기에 431명이 참여한 바 있다. 올해에는 경력단절 주부와 함께 여성 1인가구, 실업자 등으로 그 대상 폭을 확대했다.
여성인턴십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전산세무회계, 방과 후 교사, 케어복지사, 미용, 문화체험사, 플라워디자인, 패션디자인 등 다양한 직무분야에 최장 6개월까지 취업할 수 있다.
현재 여성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광고대행업체인 휴먼디자인, 교육지원서비스업체인 (사)아시아영어교육협회, 교육서비스업체인 청소년커리어코치협회, 개인 서비스업체인 북촌생활사박물관, 교육 서비스업체인 국제교류문화진흥원 부설 평생교육원 등이 있다.
시는 참여자의 임금을 최장 6개월간 매달 5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게 된다. 참여자의 임금이 최소 임금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참여업체와 협의해 진행 중이다.
여성 인턴십 프로그램은 취업을 원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여성을 채용하고자 하는 민간기업체, 사회복지시설 등은 사업장 소재지와 가까운 여성인력개발기관에 신청하면 즉시 연계된다.
사업 참여는 서울시 홈페이지(http://www.seoul.go.kr)와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홈페이지(http://wrd.seoulwomen.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연식 서울시 여성가족정책담당관은 “지난해 과반수 이상의 여성인턴 참가자들이 인턴십을 마치고 실제 취업으로 연계돼 정규직 일자리를 얻게 됐다”며 “여성인턴일자리가 곧바로 취업하기 막막한 여성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성식 전국부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