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춘란배에서 우승한 천야오예 9단에게 웃으며 축하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이 “이 9단이 지고나서도 웃는다는 건 보기에 안 좋다”고 지적하자 다른 네티즌은 “그럼 축하해야지. 인상 쓰나”라고 반박했다.
“바둑은 고도의 멘탈 게임이다. 몰입을 해도 만만치 않거늘, 가족 문제로 아무래도 신경이 좀 분산될 텐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 식구들은 보고 싶고… 몰입이 되겠는가.”
“정보 싸움에서 우리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유명 기사들은 지금 거의 전부가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다. 수많은 중국 청소년 기재들에게 전력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예를 들어볼까? 한국기원이나 ‘사이버오로’의 자료실에 들어가 보라. 최근 성적 내는 어린 중국 기사들이 도대체 몇 살이고 언제 입단했는지, 그런 것들을 좀 찾아보려고 하면 어떤 기사는 한 줄도 소개된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우리 기사 중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요즘 <중국 바둑연감>을 갖고 연구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 바둑연감이 귀하다는 것이다. 아니, 일년이면 수십 번 중국에 왔다갔다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 필요하다면 기사 개인이든, 아니면 한국기원이라도 몇십 권 사다 놓으면 되는 것 아닌가? 중국은 놀러다니는 것인가.”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인지 모르지만, 인지상정이다. 일본 보고 뭐라고 할 게 없다. 대만이 중국에 비해 향상이 더딘 것도 다 그런 이유 아닌가. 중국이 꼭 사람 숫자가 많다고 해서 강해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세돌 9단도 이제 술 담배를 끊어야 한다. 어제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 보니까, 대국 도중에 밖에 나가 담배 피우는 사진이 있더라. 사진 설명도 ‘맛있게 담배 한 대를…’이라고 했는데, 그것 참. 요즘은 영화나 TV에서도 담배 피우는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하는데, 담배 피우는 모습을 올리고 거기다 ‘맛있게…’라고 하다니.”
“그렇지? 담배는 백해무익이라고 하지만, 특히 이세돌 9단 같은 대승부가 승부를 결단할 때나 고민하면서 담배 한 대 피우는 모습은 사실 멋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일본 작가가 말했다. 사나이가 담배라도 한 대 피우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다고. 이건 내 생각인데, 가령 천하의 절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오묘함을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때, 그저 감탄사밖에 안 나올 때,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 아무튼 술 담배 갖고 뭐라고 해서는 안 된다.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은 많지만,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마시는 사람은 잘 없다. 담배도 그렇다. 물론 안 피우는 게 좋고, 건강을 위해 끊는 게 좋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도 스트레스다. 어떤 정신과 의사 얘기 못 들었나. 끊으려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피우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예전에 사카다 9단이나 후지사와 9단, 조남철 선생이나 조훈현 서봉수 9단, 어지간한 골초였다. 담배도 말하자면 트렌드다.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강요하는 건 더 우습지… 만들긴 왜 만들어? 그러나… 그래도 끊는 게 낫겠지… ㅎㅎ. 나도 아직 피우지만, 옆에서 담배 연기 나면 싫거든…^^”
“이세돌 9단도 부인이랑 딸이랑 함께 지낸다면 끊었을 것이다. 술도 세다던데, 그것도 적당히 했을 것이고. 기러기 아빠는 그런 것부터가 문제다.”
“그나저나 이세돌 9단마저,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무너진다’면 이제 누굴 믿어야 하나.”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 원성진 조한승 백홍석 이영구…나현 이동훈 변상일 신민준 신진서… 다들 잘 두지만, 예전에 조훈현 이창호처럼, 좌우간 이기겠지, 그렇게 신뢰가 가는 솔직히 사람이 없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이 그동안 너무 무거운 짐을 진 것이다. 1975년생 이창호가 마지막으로 세계타이틀을 딴 것이 2005년, 이세돌은 1983년생이고 올해는 2013년. 독같은 30년이다. 에잇, 이런 엉터리 미신 같은 통계가 맞을 리 없지. 아무튼 그동안 우리 바둑계는 천재 몇 사람 덕분에 잘 먹고 잘 지내왔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영원히 그런 걸 기대한다면 염치 없는 일이다. 이세돌도 그만 편하게 놓아 줄 때가 된 것 아닌가.”
“시상식 자리에서 천야오예에게 웃으며 축하하는 모습이 나는 좀 걸렸다. 스포츠맨십인 것은 좋다. 다만 승부사라면, 더구나 온 바둑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9단인데 지고나서도 그렇게 마음씨 좋게 웃는다는 건 좀 그렇다. 시상식이 며칠 후였다면 모를까, 바둑 끝나자마자였는데… 절박한 승부에서는 한 걸음 물러섰다는 마음가짐이 은연중 드러나 것은 아닌지.”
“웃으며 축하는 게 당연하지, 그러면 거기서 인상 쓰고 있으란 말인가.”
“조치훈 9단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때하고 지금하고 같나?”
“몇 십 억 벌어둔 게 있다고 생객해 봐. 어떻게 되는지.”
6월 17, 19, 20일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산둥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9회 춘란배 결승3번기 1, 2, 3국에서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2 대 1로 이겨 우승했다는 소식에 우리 바둑팬들이 인터넷에 올린, 패인에 대한 백가쟁명의 댓글을 모아 본 것이다. 누구 말이 옳고 그른지,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이광구 객원기자
춘란배 결승 제1국 흑 이세돌 9단, 백 천야오예 9단
<1도>는 1국의 중반 입구. 이세돌 9단이 흑이다. 좌중앙 백 세력이 돋보인다. 흑1로 움직이고(달아나는 척하고), 백2로 지키자 3, 5로 붙여끊어 교란작전(흔들기)을 시작한 장면.
<2도> 백1로 단수치자 흑2, 4의 돌치기로 일단 하변을 관통했다. 흑이 잘 됐다는 중론이었다. 그러나 백5 때 흑6이 이상했다는 것.
<3도> 백1이 급소였다. 흑은 2, 4로 수습에 나섰으나 백3에서 5, 백이 흑 대마 공격으로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 백A로 흑▲들이 잡히는 것도 남았다. 흑은 오래 시달리다가 216수에 이르러 돌을 거두었다. <2도> 흑5로는 ….
<4도> 흑1로 여기를 먼저 젖혀야 했다고 한다. 백2면 그때 흑3. 과연 실전과는 큰 차이다.
<4도> 흑1 때 백2로 3에 젖히면? 흑은 2쪽을 젖혀 잡는다. 중앙이 커지는데? 아니다. 좌상귀에 아직 맛이 있단다.
<5도> 흑로 끊는 수가 있다. 백2-4면 흑5에서 7. 계속해서….
<6도> 백1로 잡을 때 흑도 2로 잡는다. 백3은 절대인데, 다음 흑4~6에서 8이면 장문이다. 백7로 8이면 흑7, 백A 때 흑B로 역시 장문.
이광구 객원기자
<2도> 백1로 단수치자 흑2, 4의 돌치기로 일단 하변을 관통했다. 흑이 잘 됐다는 중론이었다. 그러나 백5 때 흑6이 이상했다는 것.
<3도> 백1이 급소였다. 흑은 2, 4로 수습에 나섰으나 백3에서 5, 백이 흑 대마 공격으로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 백A로 흑▲들이 잡히는 것도 남았다. 흑은 오래 시달리다가 216수에 이르러 돌을 거두었다. <2도> 흑5로는 ….
<4도> 흑1로 여기를 먼저 젖혀야 했다고 한다. 백2면 그때 흑3. 과연 실전과는 큰 차이다.
<4도> 흑1 때 백2로 3에 젖히면? 흑은 2쪽을 젖혀 잡는다. 중앙이 커지는데? 아니다. 좌상귀에 아직 맛이 있단다.
<5도> 흑로 끊는 수가 있다. 백2-4면 흑5에서 7. 계속해서….
<6도> 백1로 잡을 때 흑도 2로 잡는다. 백3은 절대인데, 다음 흑4~6에서 8이면 장문이다. 백7로 8이면 흑7, 백A 때 흑B로 역시 장문.
이광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