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착취다” VS “엄격한 것일 뿐”
야나이 회장
지난 3월 <주간동양경제>는 ‘피폐한 직장 유니클로’라는 제목으로 유니클로가 블랙기업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고발했다. 기사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직원의 월간 노동시간을 최장 240시간으로 정해 놨고, 이를 초과하면 강등과 퇴직 권고 등 사내 처분을 받게 된다. 문제는 240시간 이내에 업무를 끝낼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다는 점이다. 자연히 잔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결국 무보수 잔업이 암암리에 이뤄진다.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가 가혹한 근무환경으로 ‘악덕기업’ 논란에 휩싸였다. EPA/연합뉴스
기사가 보도된 후 유니클로를 블랙기업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그는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니클로가 정말 블랙기업이라면 사원의 수는 더 줄었을 것이며, 회사는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직원들에게 엄격한 것은 진정한 경영자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야나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는 성장 아니면 죽음(Grow or Die)뿐”이라며 유니클로의 경쟁상대가 스페인의 ZARA, 스웨덴의 H&M, 미국의 GAP 등 세계 강호들임을 강조했다. 기업은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사원들 역시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발언은 곧바로 찬반양론을 불러왔다. 청년 노동문제를 다뤄온 비영리단체 ‘포세(POSSE)’의 대표 곤노 하루키는 “야나이 회장은 블랙기업의 긍정론자 같다. 해외와의 경쟁이 어려운 것을 핑계로 자기정당화를 하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교토대학의 명예교수인 다케우치 요 역시 “유감이지만, 야나이 회장의 경영 이념은 노동자를 괴롭혔던 초기 자본주의 시대의 생각이다. 직원들을 가혹한 경쟁으로 몰아넣어 많은 정신질환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은 비겁하다”며 비난했다.
국내 매장 내부 모습.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한편, 야나이 회장은 지난 4월 <아사히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성과가 같으면 어느 나라 직원이든 상관없이 똑같은 임금을 적용하겠다는 ‘전 세계 동일임금제’를 발표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앞으로 유니클로는 한국, 유럽, 중국 등 13개국에서 채용한 점장 후보군 이상 직원들을 직무 내용별 총 19등급으로 분류한 후 상위직급부터 완전 동일임금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정착하면 일본의 직원들은 전 세계 직원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때문에 일본 내부에서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작업 현장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일본직원의 급여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직원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블랙기업대상 화제
도쿄전력 1위 불명예
일본에서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기업은 어디일까. 일하고 싶지 않는 악덕 기업을 선정하는 ‘블랙기업대상’이 화제다. 블랙기업대상은 지난해 처음 시행됐으며, 당시 도쿄전력이 1위로 선정되는 불명예에 올랐다. 도쿄전력은 동일본 대지진 원전사고에 대한 책임과 복구 작업에서 하청 노동자들을 피폭 위험에 처하게 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 수상까지 이르게 됐다.
‘블랙기업대상’ 선정에는 장시간 노동, 저임금, 야근비 미지급, 파견사원에 대한 차별, 노조에 대한 적대성 등이 지표로 활용된다. 수상 기업에게는 시상식에서 상장과 트로피를 전달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제1회 수상 기업들의 출석률은 제로였다. 2013년 블랙기업대상은 오는 8월 11일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도쿄전력 1위 불명예
일본에서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기업은 어디일까. 일하고 싶지 않는 악덕 기업을 선정하는 ‘블랙기업대상’이 화제다. 블랙기업대상은 지난해 처음 시행됐으며, 당시 도쿄전력이 1위로 선정되는 불명예에 올랐다. 도쿄전력은 동일본 대지진 원전사고에 대한 책임과 복구 작업에서 하청 노동자들을 피폭 위험에 처하게 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 수상까지 이르게 됐다.
‘블랙기업대상’ 선정에는 장시간 노동, 저임금, 야근비 미지급, 파견사원에 대한 차별, 노조에 대한 적대성 등이 지표로 활용된다. 수상 기업에게는 시상식에서 상장과 트로피를 전달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제1회 수상 기업들의 출석률은 제로였다. 2013년 블랙기업대상은 오는 8월 11일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