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세 가지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첫째, 무조건 성장률을 높이는 압축 정책으로 인해 과잉 투자가 심각하다. 향후 세계 경제의 침체가 계속될 경우 부실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부채 위험이 지나치게 높다. 정부, 기업, 가계가 모두 빚을 얻어 개발 사업에 몰두하는 전략을 펴 총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두 배가 넘는다. 셋째, ‘그림자 금융’의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그림자 금융은 정부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지하금융의 일종으로서 거래 규모와 부실 정도가 파악이 안 된다. 언제 투기거품이 터질지 모른다.
중국 경제는 더 이상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돈을 풀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끝나는 것은 물론 거품 붕괴를 재촉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시진핑 정부가 경제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첨단 제조업과 신흥 산업 분야 중심으로 금융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 경제의 불안이 우리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더군다나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이 우리나라와 겹친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출 누계는 581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25.3%나 차지한다. 대미 수출 비중이 11.3%에 그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이런 나라가 경제위기를 겪을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급격히 줄어 산업기반이 붕괴하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중국 경제가 신용경색의 수렁에 빠질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일대 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중국 경제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질적인 성장에 성공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출 경우 우리나라 미래 산업 발전이 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경제가 살 길은 중국 경제보다 앞서가는 선제적 대응밖에 없다.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더욱이 ‘경제영토’는 상대방 경제가 불안할 때 차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의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연구개발체제를 구축하고 신산업 발굴과 성장 동력 창출에 앞서야 한다. 동시에 규제의 혁파와 금융 및 세제지원을 체계화하여 첨단기업들이 무수히 일어서는 창업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대방 경제의 위기를 떠안고 대신 쓰러지는 화를 초래한다. 정부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룬다는 것을 목표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경제팀은 변화를 거부하며 관료주의에 안주하고 있다. ‘중국발 경제 쓰나미’가 발밑에 와있다. 한시가 급하다. 정부의 변신과 분발을 촉구한다.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총장 이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