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U-20 선수들

‘먼저 찜’ 바빠진 스카우터들

[일요신문] 이광종호가 FIFA U-20 월드컵에서 손에 땀을 쥐는 멋진 승부를 펼쳐내면서 선수 수급을 담당하는 각 프로축구 구단 스카우터들의 움직임도 대단히 바빠졌다.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 연락처를 알아내고 접촉을 하기 위함이다.

왼쪽부터 류승우, 권창훈.

몇몇 구단들의 경우, 이미 코칭스태프가 구단 사무국에 U-20 선수와 관련해 영입 가능 여부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8강까지 오르면서 선수들의 주가도 함께 폭등한 상황. 이럴 땐 먼저 ‘찜’하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이미 국내 K리그 클래식뿐 아니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도 추이를 살피고 있었고, 대회 기간에는 유럽 클럽들의 선수 수급 담당자들이 폭넓게 현지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선수들에 관심이 많은 독일 분데스리가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등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지에서도 스카우트를 파견했고, 해당 선수들을 보유한 국내 에이전트들에게도 관련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내년 브라질월드컵에도 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숫자는 모두 23명.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최대 21세가 되기에 충분히 최고의 무대에서 뛸 수 있다. 과거 월드컵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종종 최종 엔트리에 승선해 출전 기회를 얻었던 전례가 있다.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베테랑 이동국(전북 현대)도 1998프랑스월드컵 당시 깜짝 승선해 멋진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많은 축구인들도 이 점에 공감하고 있다. 이영진 전 대구FC 감독은 “골키퍼 이창근(부산 아이파크)과 미드필더 류승우(중앙대), 권창훈(수원 삼성) 등이 눈에 띄었다. 이들이 조금만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충분히 월드컵 출전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물론 전제도 있어야 한다. 아마추어보다는 프로에 좀 더 시선이 쏠리기 마련. 다행히 K리그에서는 23세 이하 선수들을 무조건 한 명 이상 18인 출전 로스터에 포함시키고 있고, 내년부터는 2명으로 쿼터가 확대된다.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적극적인 선수 관찰에 돌입한 상황. 월드컵 출전이라는 대박의 꿈도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에 못 나간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다른 기회도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대한축구협회도 이광종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맡기는 걸 적극 검토 중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