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냐 마녀사냥이냐
뒤늦게 이 일을 알게 된 글쓴이는 지난 7월 13일 카페베네 페이스북 페이지에 항의성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 글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리안에게 전파되면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글을 게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좋아요’ 25만 5876명, 공유 3982건, 댓글 2만 7921개를 기록했다. 카페베네 측은 14일 페이지 담당자 명의로 사과 글을 올렸지만 수많은 댓글의 홍수 속에 금세 파묻히고 말았다.
트위터상에서도 ‘녹차빙수 사건’ 글과 사진은 며칠 만에 약 3000RT(리트윗)를 찍었다. 초창기 트위터리안의 의견은 대부분 ‘성토’에 가까웠다. ya****은 “정신 나간 카페베네 직원”이라고, ka****은 “부천 카페베네는 각성하고 사과하라!”며 카페베네 측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했다.
이 글이 수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배경에는 바로 어르신들에 대한 불손한 태도에 대한 공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노인에 대한 한국 정서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었다.
이 와중에 카페베네 측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해당 매니저(점장)의 자발적 퇴사’ 사실을 알렸다. 이어 16일 퇴사한 전 점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결코 어르신에게 불손한 언사를 하지 않았고 사건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계기로 트위터리안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zi****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SNS에 글 올리는 것은 아주 위험. 확인된 사실이더라도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음에 조심해야. 카페베네 사태 보다가”라는 글을 올렸고, ch***도 “역시 한쪽 말만 들으면 안됨”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에 접어들자 몇몇 트위터리안들은 ‘탐정 본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ka****는 “이번 카페베네 녹차빙수 사건 보는데…매니저가 그에 대한 해명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왜 본사는 자꾸 묻어가려고 하는 걸까? CCTV 확인을 지금 해도 늦지 않을 텐데”라며 물음표를 던졌다.
SNS 여론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일까. 카페베네 측은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자진사퇴’한 전 점장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페베네 녹차 사건의 ‘진실’은 아직 명쾌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날의 칼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놀라운 파급력과 파괴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