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꿰맞춰…억울하이”
그러나 25일 언론에 공개된 김 PD의 유서 4장 중 3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언급하며 수사과정의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 PD는 자신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 김 아무개 검사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PD는 유서에서 자신을 수사했던 김 검사를 향해 “김 아무개 검사, 자네의 공명심에…음반업자와의 결탁에 분노하네. 드라마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꼭 사과하게…”라며 “함부로 이 쌓아온 모든 것들을 모래성으로 만들며 정의를 심판한다(?) 귀신이 통곡할세. 처벌받을 사람은 당신이네. 억지로 꿰맞춰, 그래서? 억울하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 PD의 유서가 세간이 공개되면서 검찰의 강압수사 논란이 일자 검찰은 2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검찰은 고인의 유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진행됐던 수사상황을 파악한 뒤 ‘수사과정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고인이 귀가할 때까지 변호사가 조사 전 과정에 입회했고 3차례 휴식기간을 가졌으며 저녁 식사도 외부에서 했다. 변호인과 본인의 항의나 적법절차 시비도 전혀 없었다”며 강압수사 의혹을 해명했다.
김 PD는 가족과 선후배 PD 그리고 자신의 담당 변호사에게는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김 PD는 이혼한 아내에게 “여보 미안해. 몇십년 쌓아올린 모든 것이… 여보 사랑해… 그동안 맘고생만 시키고… 여보 당신의 모든 거 마음에 알고 갈께. 근데, 너무 힘들텐데 어떡해. 다 무거운 짐 당신 어깨에 얹혀 놓고”라고 썼다.
두 딸에게는 “하늘에서도 항상 지켜볼게. 씩씩하게 살아가렴. 힘들 엄마, 너희들이 잘 보살펴 주길 바란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안녕! 왜 이리 할말이 생각이 안나지…”라고 적었다.
선후배 PD들에게는 “드라마에 지금도 밤을 지새고 있는 후배들, 그들에게 폐를 끼치고 가네”라며 “내 사연은 구 아무개 변호사에게 알리고 가여. 혹시나 PD들에게 나쁜 더러운 화살이 가지 않길 바라며…”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또한 김 PD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열심히 대변해 주어 감사해 내 얘기는 너무나 잘 알테니까 혹 세상의 무지막지의 얘기가 나옴 잘 감싸주어 우리 가족이 힘들지 않게… 꼭 진실을 밝혀주어 내 혼이 들어간 작품들의 명예를 지켜주게나”라고 당부했다.
한편, 고인의 영결식 및 발인은 25일 치러졌고, 유해는 경기도 성남 영생원 메모리얼 파크에 안치됐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