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왕 타이틀보다 3할대 타율 욕심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는 추신수는 “올 시즌 남은 기간에도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국 순스포츠 기자
그렇다면 새로운 도시에서의 생활은 어떠했을까.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 중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추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의 생활에 대해 “오전에 경기장에 나와서 밤늦게 집에 돌아가는 일의 반복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일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면서 “굉장히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유일한 일탈(?)이라면 신시내티 집 앞에 위치한 한식당을 찾는 일 정도. 추신수는 “홈에서 낮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한식당을 찾는다”며 “하지만 이것도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라고 웃어보였다. 언론을 통해서는 화려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야구선수 추신수도 일상에서는 참으로 무료하기 짝이 없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20-20 클럽뿐만 아니라 3할 타율과 4할 출루율 그리고 100볼넷-100득점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추신수는 이 중 어떤 기록에 가장 욕심이 나느냐는 질문에 “3할 타율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 추신수는 20-20 클럽과 마찬가지로 2010년 이후 아직 3할 타율에는 입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볼넷-100득점은 지난해 단 한 명도 기록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진기한 기록. 하지만 추신수는 “그 기록에는 특별히 연연하지 않는다”며 “4할 출루율 역시 예전에 이미 달성한 바 있기 때문에 특별히 욕심이 난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고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추신수의 시즌 출루율은 .421로 내셔널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1위는 팀 동료인 조이 보토의 .428로 한때 3푼 가까이 났던 격차가 어느새 단 7리 차이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추신수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추신수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올 시즌 신시내티가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추신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채프먼이 블론 세이브를 5개 기록하고 있지만 그가 지켜준 34번의 승리는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어제도 연장에서 홈런 맞고 졌지만, 홈런 맞은 투수만의 잘못이 아니고 보토 같은 선수도 7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하고 나도 두 차례 2, 3루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면서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면 야구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아직 조바심이 난다거나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야구라는 운동이 한 선수가 잘하고, 한 선수가 못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뭉쳐서 잘해낼 것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꼭 하고 싶고, 할 자신도 있다.”
추신수는 통산 월별 성적에서 9월에 가장 강한 선수다. 9월에 유일하게 월간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21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추신수는 “최근 흐름이 좋기 때문에 올 시즌도 9월이 잘 풀릴 것 같다”며 “올 시즌의 마무리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추신수는 현재의 성적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FA 문제도 시즌이 끝나고 나서의 일일 뿐 현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추신수가 스프링캠프부터 줄곧 해왔던 말은 ‘한 타석, 공 한 구’에 집중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도 그 마음가짐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듯 보였다. 시계는 9월을 가리키고 있지만 추신수의 자세는 여전히 스프링캠프의 그때 그 마음이었다.
미국 신시내티=김중겸 순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