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격한다고 가정하면 터키개입 가능성이 부각된다. 터키도 지금은 공격에 반대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의 동맹군으로 이라크에 들어온다면 북부 쿠르드 지역을 점령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이라크가 분열되어 전쟁수행 시간이 길어지면 미국의 힘은 급격히 약화된다.
그러면 김정일이 다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남침을 할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과 후세인이 손을 잡는 것이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다. 김정일과 후세인이 역할을 분담해 미국과 대항한다면 세계는 진짜 위기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94년 북미합의 기간을 전후로 후세인이 8만 명의 군대를 쿠웨이트 국경에 집결시켜 곧 터질 위기로 몰고 간 적이 있다. 우리는 이런 북한과 이라크의 은밀한 연동작용을 눈여겨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이라크 공격은 걸프전과는 달리 후세인 개인을 노린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에 들어오면 그는 도망갈 구멍이 없다. 주변의 측근도 언제 맘을 바꿀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인 패닉상태에 빠지면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핵미사일을 사용한 협박이다. 그러나 후세인이 갖고 있는 일단 로켓인 스커드미사일에 생화학무기를 탑재한다해도 표적에 명중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북한과 손을 잡으면 상황은 백팔십도 달라진다.
대포동 2호는 삼단 로켓이다. 이 기술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라크로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실제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정치적으로 이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특히 대 테러전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파키스탄은 원래 북한과 친한 나라다.
미사일 기기를 제공하고 북한의 노동미사일과 같은 기종을 실험하고 있다. 북한은 98년 일본과의 회담에서 2003년 이후로 미사일 실험은 일체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보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선 ‘실제로는 파키스탄이 북한을 대신해 발사실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파키스탄이 북한에서 미사일을 수입해 실험결과를 북한에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은 있지만 그 발전소를 돌릴 석유는 없다. 반면 이라크는 석유는 있지만 핵이 없다. 만일 두 독재자가 손을 잡는다면 전 세계는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