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2년이 지난 최근 린다 김이 그동안 억눌렀던 ‘격한’ 감정들을 서서히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바로 현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기중개업자 조풍언씨다. 어쩌면 린다 김은 조씨를 상대로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린다 김과 조씨는 현 정권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동업자적 관계’였다. 백두사업 비리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2000년 5월 한나라당 의원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린다 김 사건의 진실규명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린다 김이 대통령 가족과 친분이 두터운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와 관계돼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민정부 시절에 이뤄졌던 비리사건을 현 정부와 연결시키기 위한 야당측의 정치적 전략차원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린다 김과 조씨, 두 사람은 현 정권 출범을 전후해 감정적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다 린다 김의 구속과 동시에 ‘적대적’ 관계로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린다 김도 자신의 구속 배경이 조씨의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린다 김은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조씨에 대해 ‘노골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지금, 린다 김은 서서히 조씨에 대한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 7월7일자로 2년간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 법적으로 자유로워진 데다, 현 정부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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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다 김 | ||
린다 김은 이어 “현 정권 들어와서 가장 많은 득을 본 사람이 조풍언씨”라면서 자신과 조씨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조씨를 ‘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항상 적을 업고 사는 사람들이다. 장군이나 장관이나 성공해서 그 자리에 올라갈 때까지는 그 사람의 손에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 희생 없이는 그 자리에 설 수 없다. 우리 업계도 그런 맥락과 비슷하다. 적을 많이 안고 있다. (승부에서) 졌으면 깨끗이 승복하는 풍토가 됐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해코지’를 한단 말이다. 지저분하다. 무난하게 이십 몇 년을 (무기 로비스트) 해오다가 그런 일이 닥치고 보니까…. 적을 안고 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었다. 상대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하니까.”
린다 김은 또 조씨와 최규선씨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말문을 쉽게 열지 않았다. 조씨와 최씨는 ‘유아이홀딩컴퍼니’라는 회사를 통해 무기중개사업을 함께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다.
린다 김은 ‘조씨와 최씨가 추진했던 무기중개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런 질문이다. (지금같이) 살벌한 판에 할 수 있겠는가”라며 “내가 한마디 잘못 뱉으면 파장이 클 텐데. 난 지금 조용하게 있고 싶다”고 답변을 흐렸다.
린다 김은 다만 “(조씨와 최씨가 추진했던 무기중개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다. 난 같은 업계에 있기 때문에 흐름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 듣는다”며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정도로 생각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