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진당 의원의 7차 공판이 22일 열렸다.
이날 수원지볍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7차 공판에서 제보자 이 아무개 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키고 이 씨가 국정원에 제출한 녹음파일에 대해 신문했다.
녹음 파일은 이어폰을 통해 제보자에게만 들려주거나 노트북으로 보여주며 본인이 녹음한 것이 맞느냐는 확인 작업으로 진행돼 재판부와 취재진 모두 녹음 파일을 보거나 듣지는 못했다.
녹음 파일에 대한 질문에 이 씨는 “청취한 파일은 모두 내가 녹취, 촬영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문 씨가 녹음을 지시하거나 강요한 적 없고 사전에 녹음 일시와 장소, 대화 상대방을 지정해 녹음하라고 한 적도 없다. 특정 내용의 화제로 대화할 것을 유도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모임이 있을 때마다 수사관으로부터 녹음기를 받아 녹음하고 돌려준 뒤 필요할 때 다시 받는 식으로 녹음했으며 녹음파일 이외에 3개의 영상 파일도 제출했다”고 전했다.
또한 파일의 진정성 여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해시값'에 대해서는 “해시값 산출시 국정원 수사관 등과 함께 있었고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했다”고 밝혔다.
해시값은 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해 놓은 수치로 수사과정에서 복사본과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주로 사용된다.
이 씨의 진술에 대해 변호인단은 “이 씨가 법정에서 청취, 시청한 파일이 원본인지 의문이고 그 파일조차도 밀봉된 상태가 아니라 개방된 채로 보관돼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보관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녹음파일 47개 가운데 일부는 사본이고 해시값이 삭제된 상태라 원본과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오후에는 변호인단의 반대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 씨는 2010년 5월 국정원에 RO 조직의 존재를 처음 신고했으며 같은해 8월 국정원 수사관인 문 아무개 씨에게 증거 확보를 위한 녹음기 제공을 부탁했다. 하지만 배터리 문제, 녹음기 조작 실패 등으로 녹음에 어려움을 겪다 2011년 1월 녹음에 성공해 녹음 파일 47개를 국정원에 제출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