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C는 어떤 기관

검찰 과학수사의 ‘메카’

[일요신문] 2008년 창설된 NDFC는 대검 차장검사 직속인 과학수사기획관실 산하에 3개실로 운영되고 있다. 마약성분 감정, 문서·영상·심리·음성 분석, 화재수사 등을 맡는 ‘과학수사담당관실’, DNA 분석을 맡고 있는 ‘DNA수사담당관실’,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하는 ‘디지털수사담당관실’이 바로 그것이다. 인원은 3개실에 총 167명(2012년 말 현재)이 근무하고 있다. 2011년에는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범죄수사단을 별도로 출범시키기도 했다.

NDFC는 검찰의 기소 단계에서 요청된 마약 성분, 지문, 감정 등 여러 수사 분석 지원을 맡고 있다.

NDFC는 검찰의 기소 단계에서 요청된 여러 수사 분석 지원을 맡고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과학수사 지원을 맡고 있는 국과수와 다른 부분이다. 여러 중복되는 분야도 있지만 NDFC와 국과수의 전문 분야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국과수가 부검 등 법의학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한다면 NDFC는 유전자 감식과 행동, 심리 분석, 컴퓨터 휴대폰 등 디지털 증거 분석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두 기관은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어 긴밀하게 수사 분석 협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날로 증가하는 디지털 범죄로 인해 ‘디지털수사담당관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수사담당관실이 맡고 있는 디지털포렌식 분야는 서울, 인천, 수원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고검 등 총 7개청에 퍼져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수사담당관 겸 사이버범죄수사단장 김영기 부장검사는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고 있기에 먼 곳까지 커버를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디지털포렌식 팀이 운영되고 있다. 전국으로 치자면 80명 정도가 근무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디지털포렌식은 총 3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 안에 들어 있는 자료가 삭제될 시 이를 복구하는 ‘디지털포렌식’,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삭제된 자료를 복구하는 ‘모바일포렌식’,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하는 ‘데이터베이스포렌식’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디지털기기에 걸려있는 암호를 푸는 업무도 디지털포렌식팀에서 맡고 있다.

날아간 데이터베이스를 복구하는 모습.

최근 벌어진 굵직한 검찰수사에서도 NDFC는 어김없이 활약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특별수사나 CJ그룹 비자금 수사,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수사에 참여해 증거 및 수사 기록을 분석했다. NLL 사건 수사 때는 중형버스를 개조해 서버급 컴퓨터와 분석 장비 등을 탑재한 ‘이동식 디지털포렌식 차량’을 투입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 유출 의혹 수사 역시 NDFC가 참여해 활약하고 있는 중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디지털포렌식 수사에 대항하는 ‘안티포렌식’ 기술이 진화하는 점은 NDFC의 새로운 고민이다. 안티포렌식 기술은 저장된 데이터를 단번에 삭제하는 ‘킬스위치’,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디가우징’ 등 다양한 기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국정원 정치 개입 수사 당시 서울경찰청 압수수색을 앞두고 사이버범죄수사대 증거분석팀장이 안티포렌식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료를 폐기한 정황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NDFC를 총괄하는 김영대 과학수사기획관은 “안티포렌식 기술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8월 디지털포렌식연구소를 출범했다. 8명의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디지털포렌식 수사는 매년 40%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고성능의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