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얼어붙으면 외곽 주행마 ‘주목’
겨울철에 경주로가 얼어붙으면 고배당이 자주 터진다. 선수가 부상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시속 60km로 달리는 말의 발굽에 모래덩어리가 튀어서 뒤따라가는 선수나 말에게 맞는 걸 상상해보라. 또 경주마가 얼음덩어리를 밟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모두가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말과 기수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는 물론 심한 경우는 은퇴 또는 퇴역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선수나 마방에서 조심스럽게 운영하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먼저 기록부터 살펴보자. <일요신문> 경마팀이 최근 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 기록이 연중 기록에 비해 다소 느리게 작성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 차이는 생각보다 적었다. 이번 분석에선 2012년과 2013년도 서울경마장에서 벌어진 모든 경주를 대상으로 삼았고 겨울철 경주는 편의상 지난해 1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치러진 경주에 한정시켰다. 12월과 2월은 주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제외했다. 같은 이유로 부경 경주도 모든 분석에서 제외했다.
우선 1000미터 경주는 전체 출전마가 1:04.11의 기록으로 주파한 반면 1월 출전마들은 1:04.45를 기록했다. 0.3초 이상 기록이 느린 것이다. 거리로 따진다면 약 6미터 정도 차이다.
1200미터에선 전체 출전마가 1:17.76, 1월 출전마가 1:17.94를 기록했다. 역시 약 0.3초의 차이를 보였다. 1400미터 경주에선 1:30.53과 1:31.01의 기록으로 약 0.5초 정도 차이가 났다. 3마신 가까운 차이로 이 정도면 단거리에 가까운 1400미터 경주에선 제법 큰 차이다.
중거리는 가장 대회가 많이 열리는 1800미터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거리에선 전체 출전마가 2:01.46을, 1월 출전마는 2:02.16을 기록해 0.6초 차이를 보였다. 장거리인 2000미터에선 전체가 2:13.99, 1월이 2:14.37로 그 차이는 약 0.4초.
3위 이내의 입상마로 한정시켜서 분석을 해봐도 그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00미터에선 전체 입상마가 1:02.91, 1월 입상마가 1:03.12로 약 0.2초 정도 차이를 보였다. 1200미터에선 1:16.48, 1:16.75로 약 0.3초, 1400미터에선 1:29.34, 1:29.74로 역시 0.3초 차이를 보였다. 중거리인 1800미터에선 2:00.09, 2:00.88로 약 0.8초의 차이를, 장거리인 2000미터에선 2:12.61, 2:12.74를 기록, 0.1초 차이를 보였다.
이상으로 볼 때 기록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간혹 한 번씩 1~2초 이상 느린 기록으로 입상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는 겨울철 경마도 기록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간혹 한 번씩 일어나는 터무니 없는 경주가 어떤 때 일어나느냐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그런 때는 바로 기수나 마방에서 몸조심을 할 때다. 구체적으로는 주로가 젖어 있는 상황에서 추위가 며칠씩 계속되는 때다. 앞서 설명했듯 이럴 땐 선수도 조심하고, 마방도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외곽에서 주행하는 말이 모래덩어리를 안맞기 때문에 이변을 터트리곤 하는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겨울철 고배당 기록 살펴보니
5번에 1번 터졌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2월, 12월 넉 달간 터진 고배당은 수도 없이 많다. 복승식을 기준으로 100배 이상의 배당이 터진 경우가 50여 차례나 됐고, 50배 이상은 94차례나 됐다. 이 기간 동안 치러진 경주수가 446개임을 감안하면 고배당 빈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소한 다섯 번 중에 한 번 이상은 터졌다는 결론이 가능한 것이다.
복승식 최고배당은 올해 서울경마장(1100미터)에서 작성됐다. 지난 12월 1일 4경주에서 쾌속돌풍과 최고사랑이 1310.6배를 터트렸다. 쾌속사랑은 주행습성을 선행에서 선추입으로 바꾸는 중에 있어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는데, 추입작전으로 멋지게 올라왔다. 최고사랑은 인기 꼴찌마였지만 용병선수인 두소와 멋진 호흡을 이루면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번째 배당은 926.0배로 지난해 1월 부경 1경주(2000미터)에서 나왔다. 당시 14두의 출전마 중에서 인기 11위와 10위를 기록했던 딥자이언트와 머니트리가 동반입상했는데 이 경주 인기마들은 3, 4, 5위를 차지했다. 능력에선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상대적 인기마들이 배당판을 주름잡았던 경주였다. 거품 인기마가 빚어낸 대형사고였던 셈이다.
세 번째 배당은 지난해 30일 부경 7경주(1500미터)에서 나왔다. 복승식 배당은 877.0배로 인기마들의 무리한 경합이 빚어낸 참상으로 분석됐는데, 당시 이 레이스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나 있다. 선행마인 강산무적과 핏불이 양보없는 경합을 펼치면서 초반은 물론 중반까지 계속해서 가속을 붙이는 바람에 경주가 급격하게 빨라졌고 따라가던 말들도 덩달아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자멸했다. 중간과 후미에서 따라가던 커플과 어도봉이 주워먹은 경주라고 할 만했다.
네 번째 배당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경마장 10경주(1900미터)에서 기록됐다. 757.5의 배당이 터졌는데, 인기기수와 인기마가 동반 몰락한 경주였다. 끝나고 나면 너무도 쉬운 게 경마라고들 하지만 큰 배당에는 이와 같이 다 사연이 있는 셈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5번에 1번 터졌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2월, 12월 넉 달간 터진 고배당은 수도 없이 많다. 복승식을 기준으로 100배 이상의 배당이 터진 경우가 50여 차례나 됐고, 50배 이상은 94차례나 됐다. 이 기간 동안 치러진 경주수가 446개임을 감안하면 고배당 빈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소한 다섯 번 중에 한 번 이상은 터졌다는 결론이 가능한 것이다.
복승식 최고배당은 올해 서울경마장(1100미터)에서 작성됐다. 지난 12월 1일 4경주에서 쾌속돌풍과 최고사랑이 1310.6배를 터트렸다. 쾌속사랑은 주행습성을 선행에서 선추입으로 바꾸는 중에 있어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는데, 추입작전으로 멋지게 올라왔다. 최고사랑은 인기 꼴찌마였지만 용병선수인 두소와 멋진 호흡을 이루면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번째 배당은 926.0배로 지난해 1월 부경 1경주(2000미터)에서 나왔다. 당시 14두의 출전마 중에서 인기 11위와 10위를 기록했던 딥자이언트와 머니트리가 동반입상했는데 이 경주 인기마들은 3, 4, 5위를 차지했다. 능력에선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상대적 인기마들이 배당판을 주름잡았던 경주였다. 거품 인기마가 빚어낸 대형사고였던 셈이다.
세 번째 배당은 지난해 30일 부경 7경주(1500미터)에서 나왔다. 복승식 배당은 877.0배로 인기마들의 무리한 경합이 빚어낸 참상으로 분석됐는데, 당시 이 레이스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나 있다. 선행마인 강산무적과 핏불이 양보없는 경합을 펼치면서 초반은 물론 중반까지 계속해서 가속을 붙이는 바람에 경주가 급격하게 빨라졌고 따라가던 말들도 덩달아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자멸했다. 중간과 후미에서 따라가던 커플과 어도봉이 주워먹은 경주라고 할 만했다.
네 번째 배당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경마장 10경주(1900미터)에서 기록됐다. 757.5의 배당이 터졌는데, 인기기수와 인기마가 동반 몰락한 경주였다. 끝나고 나면 너무도 쉬운 게 경마라고들 하지만 큰 배당에는 이와 같이 다 사연이 있는 셈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