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기어’ 찼어 안 찼어?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최근 해외법인 임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원들은 갑작스런 신 사장의 요구에 연유를 궁금해 하며 화면에 왼손을 비췄다. 신 사장의 의중은 임원들이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손목시계형 스마트기기 ‘갤럭시 기어’를 차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전자 IT&모바일부문 총책임자인 신 사장까지 나서서 이렇게까지 한 것은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기어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증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 기어는 배터리를 완충해도 최대 25시간밖에 지속되지 않는 점과 30만 원 후반대의 높은 가격, 제한된 기능 등의 지적을 받으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
지난 11월 중순 해외의 한 언론에서는 ‘갤럭시 기어가 출시 이후 2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누적 판매량 5만 대에 불과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5만 대는 국내에서 판매된 수량이며, 글로벌 판매량은 8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또 다른 해외 언론에서는 ‘80만 대라는 수치는 판매량이 아닌, 공급 기준 출하량’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판매량은 80만 대보다 더 적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 기어의 정확한 국내 판매량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통해 갤럭시 기어와의 연동 스마트폰을 ‘갤럭시 노트3’, ‘갤럭시 라운드’, ‘갤럭시 S4’에 이어 ‘갤럭시 노트2’까지 확대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