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감 대변하는 확성기 역할”
여기에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까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국가가 국민에게 부당한 폭력으로 군림할 때 <변호인> 같은 사람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민주화 시대로 넘어설 수 있었다. 국민의 압도적 동의로 건너온 민주화의 강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주목을 받았다. 이어 그는 “영화에서 지금의 분위기를 느끼는 관객이 많을수록 국민이 체감하는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신호”라며 “공안의 과잉과 정치의 마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민과 권력의 대결구도를 가져온다는 역사의 경험을 늘 성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영화 <변호인>이 현 정권의 강권통치에 대한 국민들의 숨어있는 저항감을 대변하는 일종의 ‘확성기’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론에 민감한 청와대로서도 <변호인>의 대박에 마음이 편치 않은 분위기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이에 대해 “아직 <변호인>에 대해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있는 정치인도 아니고 먼저 화두로 꺼내는 사람도 없다”며 “물론 청와대 입장에서야 영화의 흥행이 달가울 리는 없을 것이다. 친노세력이 박근혜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로 인해 그들이 부각되면 좋을 게 없지 않느냐. 그래도 청와대에서는 그 자체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