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vs 멘토 vs 소통…꿈나무 키워라
지난 8일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주최로 열린 ‘청년 정치 참여확대를 위한 공청회’.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표심을 얻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당시 손수조, 이준석을 영입하면서 당의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당내에서 청년위원회와 미래세대위원회의 활동이 지속됐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손수조 전 미래세대위원장이 자신의 SNS에 “청년은 당 안에서 교육받고 길러져야 한다. 쓰고 버려지면 안 된다”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이자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재영 의원은 지난 8일 ‘청년 정치 참여확대를 위한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년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방의회에 청년층 후보를 내는 것, 당내 활동 청년들에 대한 지원 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입당해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지방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재영 의원은 공청회 등 청년 지원 홍보와 함께 연구와 정책 등으로 신뢰를 쌓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 청년 정치인들을 잘 못 키웠던 것은 반성해야 할 점이다. 정당보조금 일정액을 청년 정치 참여를 위해 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며 “꾸준한 정책 지원과 함께 연구를 병행해 진정성을 줄 수 있는 중장기적 플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 측도 청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토크콘서트’로 인기를 얻으며 대학생들의 멘토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실무적 일을 도맡는 등 청년층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언주 민주당의원은 15일 ‘안녕들 하십니까’를 주제로 대학생 토론회를 연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송호창 의원은 “그동안 한국에서는 당내에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길이 실질적으로 없었다. 기본적으로 당내에서 청년 정치인을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청년 세대들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에 실제 창당 과정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새누리당 같은 경우 워낙 보수 이미지가 강하고 진입장벽이 높을 것 같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은 오래된 당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에 대해 더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는 기대가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에 대해 이재영 의원은 “결국 미래의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것인데, 청년들을 위한 (정치인들의) 노력이 많으면 젊은 친구들은 참여할 당에 대한 선택권이 생기는 것이다. 그 친구들이 더 진정성 있고 와 닿는 곳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청년 유치에 뛰어든 새누리당과 새정추가 공청회와 청년위원회 모집 등을 공론화한 것에 비해 민주당 측은 아직 공식적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청년 유치 프로그램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청년위원장 임명 시기나 지원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른 당에 비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년에 관한 문제를 민주당이 선도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다른 쪽이 먼저 하게 돼 안타깝다. 연말에 청년위원장이 임명돼 위원회를 구성하다보니 시기적으로 늦어진 면이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 의원은 당의 지원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당에서 지원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전혀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월부터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청년 정치인들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여야의 청년 유치 경쟁에 각 당 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 중인 한 대학생은 “여야 할 것 없이 선거 때를 제외하곤 지원이 없어 당에서 활동하는 젊은이들의 불만은 많다. 선거에 나갈 수 있는 지원과 제대로 된 아카데미 등이 절실하다”며 “안철수 의원 쪽이 (청년 지원 등으로) 잘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른 당들도 현실적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당의 청년층 유치 경쟁에 대해 남근우 한양대 연구교수는 “청년들의 선거 참여는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밀착된 생활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청년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한다”며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청년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토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청년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쓰일 수 있는 자리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