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으면 병에 걸릴까봐 절대 물 근처에 안간다고
60년 동안 한 번도 씻지 않은 노인이 있다. 이란에 거주하는 하지(80)라는 이름의 노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인의 얼굴을 보면 온통 시커먼 때가 가득하다. 얼굴뿐만이 아니다. 팔다리 할 것 없이 온몸이 마치 흙탕물을 뒤집어쓴 듯 보인다. 사정이 이러니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거대한 바위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인이 이렇게 씻지 않고 버티는 까닭은 결코 게을러서가 아니다. ‘몸을 씻으면 병에 걸린다’는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노인은 몸에 물이 닿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며, 누가 씻으라고 말이라도 하면 불같이 화를 내곤 한다.
노인이 싫어하는 것은 목욕뿐만이 아니다. 신선한 음식과 깨끗한 물도 마다한다. 노인이 좋아하는 음식은 썩은 호저(고슴도치) 고기이며, 물도 녹슨 깡통에 부어서 마신다. 파이프 담배를 피울 때도 담뱃잎 대신 동물의 오물을 넣어 피우는가 하면, 머리를 깎을 때에는 가위를 사용하는 대신 머리카락을 불에 태워 버린다.
이런 그에게 집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무덤처럼 파놓은 구멍에서 기거한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어릴 적 받은 어떤 감정적 상처 때문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