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응답률…‘이거 믿을 만한 거야?’
지난 1월 27일 강운태 광주시장은 한 여론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이용섭 민주당 의원 지지율이 43.0%를 기록하며 현역인 강운태 시장(29.6%)을 큰 차이로 앞서나간 탓이었다. 이 과정에서 강 시장 측은 “해당 여론조사 업체는 홈페이지도 없는 기관”이라며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키도 했다.
선거철에는 여론조사기관 자체의 편향성을 지적하거나 낮은 응답률을 근거로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불신론’도 팽배해지곤 한다. 비단 규모가 작은 곳만 불신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매주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를 조사·공표하고 있는 한국갤럽은 최근 낮은 응답률이 문제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응답률이 10%대이기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예 한 신문에서는 “미국에서는 응답률 30% 이하의 여론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지면에 담기도 했다.
한국갤럽 장덕현 부장은 이에 대해 “팩트 체킹을 하지 않은 기사다. 미국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응답률이 10%대까지 낮아졌지만 조사 결과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낮은 응답률은 모집단을 연령·지역별로 나누는 등 정교하게 설계하며 극복하고 있다. 내 주변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식으로 여론조사를 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 부장은 “낮은 응답률에 대한 지적 자체는 일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여론조사상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정치 관련 여론조사는 1%만 변해도 각종 해석이 나오는 분위기라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대표는 “여론조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정치적으로 완벽한 중립은 불가능하다. 나조차도 심적으로는 새누리당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여론조사에 바이어스(Bias·편향)를 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주변 몇 사람 의견보다 1000명에게 물은 의견이 더 객관적이라는 사실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