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서 12억 원 곗돈 지급못한 계주 음독 자살기도

[일요신문] 1월 셋째 주께 경북 상주경찰서에 주민 40여 명의 고소장이 무더기로 접수됐다.

접수된 고소장의 내용은 수십 명을 모아 억대의 ‘뽑기 계’(계원들이 제비뽑기를 통해 곗돈을 받는 방식으로 일찍 타는 것과 늦게 타는 것에 따라 이자가 달라진다)를 운영하던 계주가 12억 원에 달하는 곗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곧 수사에 나섰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계주 A 씨(72)가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인 4일 음독자살을 시도해 영남대 병원에 입원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태였던 것. A 씨의 남편 B 씨 또한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이미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들 부부의 자살기도 정황은 더욱 묘연해졌다.

상주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 관계자는 “계주 A 씨가 입원해 있는 상황이라 수사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금액이나 몇 명의 피해자가 있는지 지금으로 선 정확히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오늘(4일)만 해도 추가 피해자가 다녀갔다”고 말했다.

계주인 A 씨는 상주지역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통했다. A 씨의 아들 또한 인근 지역에서 휘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A 씨를 믿고 돈을 맡긴 계원만도 수십여명에 달했다.
 
A 씨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연말까지 1인 3000만~5000만 원짜리 뽑기 계를 운영하면서 계원들로부터 매월 곗돈을 받았지만 12억 원에 달하는 곗돈은 계원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상주경찰서 관계자는 “계주 A 씨와 남편 B 씨가 계원들로부터 독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유는 조사중”이라며 “고소인 조사가 끝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계주 A 씨를 배임과 사기 등의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배해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