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씨는 1991년 분신 자살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 씨의 유서를 대신 써준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서울고법 형사10부는 13일 자살 방조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강 씨의 재심 재판에서 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의 결정적인 근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김기설 씨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노트·낙서장 필적을 감정한 감정결과였다.
사진= 지난해 8월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강기훈 씨.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23년만에 법원이 강 씨의 누명을 벗겨주면서 그 후폭풍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재심 무죄판결! 모진 세월을 견뎌야했던 강기훈 씨에게 작으나마 위안이 되었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특히 심 원내대표는 “당시 법무장관으로 희대의 공안조작극을 총지휘한 김기춘 비서실장은 강기훈 씨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김기춘 실장을 압박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서 대필 사건'의 강기훈... 20여년만에 무죄. 이 시점에서 생각나는 사람들... 당시 수사검사 강신욱 전대법관. 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현 청와대 비서실장, '죽음의 굿판xxx' 떠들든 박근혜 지지선언 김지하”라고 밝히며 또 다른 논란 확전을 예고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