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까닭은 금메달이나 은메달도 가능했을 경기였기 때문이다. 스타트가 중요한 단거리 종목에서 유독 대한민국이 약했던 까닭 역시 스타트에서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승희는 최고의 스타트를 선보이며 경기 초반부터 선두자리로 치고 올라갔다. 페이스를 잘 유지했다면 충분히 금메달도 가능해 보였다.
중계 화면 캡쳐
그렇지만 너무 깊이 안쪽으로 파고 든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틴의 과욕이 문제를 일으켰다. 이탈리아의 폰타나 아리아나와 충돌한 엘리스는 선두에서 달리던 박승희까지 넘어트렸다. 급히 일어나 다시 경기를 재개하려던 박승희는 이내 다시 넘어졌고 결국 가장 늦게 레이스를 마쳤다.
다행히 엘리스가 비디오 판독 끝에 탈락하면서 박승희에겐 동메달이 주어졌다. 시청자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사이 가장 아쉬웠을 박승희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박승희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담담한 어조로 “우리나라가 단거리에서 메달 땄다는 게 큰 수확이다. 만족한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