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20∼30대 젊은 층을 끌어안기에 안달이 났다. 이 후보는 다른 일정을 취소하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만나자면 무조건 시간을 낸다. 지방을 가더라도 꼭 지역대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지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20대 연령별 지지도에서 이 후보는 꼴찌다. 〈중앙일보〉의 최근 여론조사도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같은 연령대에서 이 후보는 20.3%를 차지해, 정 의원(37.3%), 노 후보(27%)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13일 이 후보는 신촌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전현직 총여학생회장 및 간부 3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한 여학생들은 이화여대, 숙명여대, 광주여대 등 전국에서 올라온 학생회 간부들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이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면서 여성정책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여성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였다. 이 후보는 지난달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전야제 참석을 위해 부산에 내려갔다. 이 후보는 이날도 부산대 등 부산지역 학생회간부들과 모임을 가졌다. 지난달 중순 지방대생 취업난과 관련해 대구를 방문해서도 이 후보는 이 지역 학생들을 만났다. 선대위 소속 청년위원회와 2030위원회의 발대식에도 그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이 후보는 조만간 충북지역 대학생들의 모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후보가 만나는 학생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학생회간부들이라고는 하지만 모두들 운동권 출신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학생들 이념 성향을 봐가면서 만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운동권 학생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돌발사태가 초래되는 것보다 차라리 안만나는 게 낫다는 얘기다. 물론 이왕 만날 바에야 학생회의 주류인 운동권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애정 섞인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섭외를 담당한 후보실 관계자는 “취약 계층인 대학생들을 만나는데 취사선택은 없다”면서 “이념을 초월해 (학생들을) 무조건 만나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운동권 학생들로부터 이 후보를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아예 오질 않는다는 것. 그들이 이 후보의 심사를 친절히도 배려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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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5.01.03 1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