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대로 등지에서 일반 택시기사를 협박하거나 폭행해 시 외곽으로 가는 심야 택시승객을 독점해온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이 아무개 씨(33) 등 택시기사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2시 50분께 강남역 지오다노 앞길에서 "허락 없이 손님을 태우려 한다"며 경기택시 운전기사 민 아무개 씨(60)를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당한 사람은 민 씨만이 아니었다. 자필 진술서와 탄원서 형식의 연명부 등을 조사한 결과 이 씨 등으로부터 협박 및 폭행을 당한 경기지역의 택시기사가 5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차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11년경부터 '강남 상조회' 등 3개 조직을 결성해 강남역 지오다노, 금강제화, 뉴욕제과 골목을 각각 장악하고 손님을 독점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반 택시기사가 자신의 구역을 침범하면 폭행을 가하거나 해당 차량을 강제로 이동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손님을 골라 태우기 위해 강남역 골목에서 택시 시동을 끈 채 주정차하면서 승차거부 신고를 피하고 조직 회원들끼리는 순번을 정해 3만∼5만원을 받고 장거리 승객만 태워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대로에서 승차거부 등으로 인해 심야 차량정체가 극심함에도 지자체의 단속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들은 택시 무질서 행위를 단속하는 서울시 소속 공무원을 협박폭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