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중순 국정원 직원 3명은 유 씨의 지인 A 씨를 찾아갔다. A 씨는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설날인 2012년 1월 23일 중국에서 유 씨의 가족을 만났다”는 내용의 증언을 할 예정이었다. 이는 유 씨가 설날 전날인 1월 22일 북한으로 건너가 보위부와 접촉한 뒤 같은 달 24일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서울신문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통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당시 A 씨가 일하는 직장까지 찾아가 “이야기를 하자”며 협박조로 면담을 요구했다고 한다. A 씨가 “지난번에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다. 당신들과 할 이야기가 없다”며 자리를 벗어나자 국정원 직원들은 “왜 당신이라고 하느냐. 기분이 나쁘다”는 식으로 시비를 걸었다. 이에 A씨는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국정원 직원들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앞서 국정원은 수사 과정에서 유 씨 여동생 가려 씨로부터 ‘오빠가 북한 보위부에 회유돼 북한을 오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협박에 일삼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여동생에 이어 재판 출석을 앞둔 지인까지 회유를 시도한 것이 밝혀지면서 국정원은 중국 공문서 조작사건에 이어 또 한차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