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2년…화학적 결합 됐나요
한 새누리당 의원의 말이다. 최근 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방선거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면서 상대적으로 충청권에 후보군을 내세우고 있지 못한 새누리당은 당 지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충청지역이 기본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많은 데다 지역 특성상 지난 2012년 새누리당과 합당한 자유선진당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합당 후 의원들이 손을 맞잡은 모습.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이회창 전 총재가 이끌었던 자유선진당은 과거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을 잇는 지역 정당이라 불릴 만큼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 2008년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대표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정통 보수정당을 표방하며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자유선진당은 18대 총선에서 대전 6석 중 5석, 충남 10석 중 8석, 충북 8석 중 1석을 석권, 총 18석으로 제3당이 됐다.
이후 자유선진당은 심대평 의원의 국민중심연합과 분리되고 심대평 이인제 의원과 다시 통합을 거쳐 통합선진당의 이름으로 19대 총선을 맞게 된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5석을 얻으며 세력이 약해지고 2012년 10월 새누리당과 합당했다.
충청권에서는 아직까지 자유선진당 출신인 현역 의원들과 지방 기초의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현직 새누리당 의원들 중 충남도당위원장인 성완종 의원과 충남에 지역구를 둔 이인제 이명수 의원이 자유선진당 출신이다. 합당이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지도가 한때 지역 정당이었던 자유선진당의 역할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앞서의 새누리당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인물로는 앞서 있지만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당 대 당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충청권의 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높아 승산이 있다”면서 “특히 지역 특성상 합당한 선진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진당 기초의원들이 그동안 얼마나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밀어줬느냐가 관건인데 이번 지방선거는 선진당과 화학적 결합이 잘됐는지 아닌지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남권 출신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도 “합당한 지 몇 년이 지난 상황에서 자유선진당이 얼마나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합당 후 치른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충청권에서 지지율 56%를 받았다”며 “합당 전인 지난 지방선거 때 안희정 후보가 42%로 당선됐다. 나뉘어 있던 한나라당과 선진당 후보 표를 합치면 57% 나왔다. 둘이 갈라져서 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선진당과 새누리당의 화합이 완벽히 이뤄졌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소수파인 선진당 출신 의원들이 서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대전지역 선진당 출신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과 지방의원들이 공천 배려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충청권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는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선진당 출신이 충청권에 많다. 합당 이후에 이들이 융화가 안 됐을 경우에는 아무래도 득표율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이 경선과 선거 과정에서 소외론으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내부에서 선진당 출신 의원들이 공천 배려를 요구하고 하는 것들이 자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수 있지만 흡수 합당이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