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구청 측에 4000여명 기초생활수급자 신상자료 요구
경찰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낙서를 한 용의자를 잡기 위해 수천 명에 달하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광범위한 신상자료를 요구해 과잉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독재정권 물러나라”, “자유의 적에게 자유는 없다” 등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낙서를 광주 도심 곳곳에 적었다.
경찰은 흐릿한 CCTV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하던 중 “용의자가 기초생활수급증을 가지고 다닌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광주광역시내 5개 구청에 따르면 경찰은 24일 오전 각 구청에 1965년부터 1985년 사이에 출생한 남성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인적사항과 사진 등 구체적인 자료를 오후까지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경찰이 요구한 자료에 해당하는 기초생활 수급자 수는 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용의자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익명의 제보가 정확한지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의 신상 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는 자칫 인권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광주광역시 한 구청의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광범위한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자료를 요구해 대상자들의 동의 없이 제공해도 되는지 곤혹스럽다”며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 탓에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