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에버랜드 홈페이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삼성노조와 박원우 노조위원장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감급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박원우 노조위원장)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박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것.
재판부는 “유인물을 배포한 박 위원장의 행위는 노조의 필요성과 가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소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실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직원들이 사내 전산망을 통해 노조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박 위원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도 삭제하는 등 전산망을 통해 노조를 홍보하는 길을 원천 봉쇄했다.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고 넓은 공간에 분산돼 있는 근무형태를 고려하면 유인물 배포나 연설, 피켓시위 외에는 노조 홍보를 위한 별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비정규직 사육사 사망과 관련해 “삼성에버랜드 측은 유족들이 노조, 기자와 접촉하는 것을 감시했고, 집요하리만큼 유족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설득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사측이 사망원인을 은폐·왜곡하려 한다는 이유 있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1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통근버스 승·하차 장소에서 직원들에게 노조설립을 홍보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다 사측으로부터 제지당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던 비정규직 김 아무개 씨가 2012년 1월 근무 도중 폐혈증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사망하게 되자, 이와 관련한 사측의 주장에 의혹을 제기하고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이에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2012년 5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박 위원장에 대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실추시키는 행위”라며 감급 3월을 의결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박 위원장은 “징계사유가 없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 당했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재심 신청마저 받아들이지 않자 소를 제기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