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없다고? 우리끼리 ‘셀프공천’
3월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김한길·안철수 공동위원장이 대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앞서의 인사는 최근 기자에게 “얼마 전 현역들끼리 모임을 갖고 모두 출마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현역들은 당연히 출마한다는 분위기다. 지금은 후보들끼리 서로 견제하며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그나마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은 최근 야권에서 무공천 재검토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예비후보들은 거기에라도 기대를 걸어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공천으로 선거가 진행되면 후보 간 ‘단일화’도 공식적으로는 할 수 없게 된다. 무소속으로 선거 활동을 해야 하는 기초선거 예비 후보자들은 공식적인 단일화 방식이 없는 상태에서 후보 간 합의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구청장 예비 후보의 말을 들어보자.
“현역은 물론 모든 예비 후보들이 선거를 뛰려 할 거다. 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본인이 당선이 못 될 것 같으면 다른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 후보들은 이미 선거에 돈을 많이 쓴 상태이기 때문에 후보 간 뒷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무공천으로 선거가 진행되면 기초선거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예비후보들끼리 단일화가 논의되더라도 현직 후보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상황을 설명하며 “무공천은 현역이 유리한 구조다. 현역 프리미엄 덕에 예비후보들이 후보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 선거는 현역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당이 그러한 몫을 못하게 됐다. 후보들끼리 단일화 논의가 된다고 해도 현역들이 거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현역과 예비후보들이 각각 후보로 나와 경쟁할 수도 있다”며 “호남 지역 같은 경우는 야권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누가 나와도 기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지만 수도권 같은 경우는 표가 분산되면 모두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확률적으로도 새누리당보다 우리 쪽이 더 불리하다”고 털어놨다.
정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무공천 결정이 당 지지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광역단위의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기초선거에서 현역들이 프리미엄으로 절반가량 승리하면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얘기다. 한 정치 관계자는 “무공천이라면 기초선거에 있어서 현역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며 “당 대 당 구도보다는 현역들의 인물론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