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당 까진 언니들? ‘노출 없어도 농염한 40대의 섹스다이어리
@ 영화 정보
“우리가 우아한 맛은 있지!”라는 카피를 앞세운 영화 <관능의 법칙>.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등 좋은 영화를 위해서라면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는 상당히 야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베드신이 다수 등장하며 섹스에 대한 거침없는 대사가 넘쳐나긴 하다. 그렇지만 노출 수위는 다소 낮은 편인 데다 이 영화의 핵심은 노출이나 섹스가 절대 아니다. 40대 여성들의 솔직한 모습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섹스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건 그들의 일상일 뿐, 자극적인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즉, 이 영화는 ‘관능’이 일상이 된 40대 여성의 이야기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의 섹스 관련 대화는 매우 현실적이다. 열애 중인 40대 싱글맘 이해영(조민수 분)은 “곱게 좀 늙어! 왜 그렇게 밝혀?”라고 타박하는 20대 딸 김수정(전혜진 분)에게 “엄마는 뭐 클리토리스도 없는 줄 알아?”라고 항변한다. 또 젊은 20대 남자와 열애 중인 골드미스 정신혜(엄정화 분)에게 남편의 발기 부전 증상으로 힘겨워 하는 조미연(문소리 분)은 “잘하지? 잘하겠지. 약 안 먹어도 잘만 서겠지”라며 대놓고 부러워하고 정신혜는 “어리니까”라고 응수한다.
베드신 역시, 자연스럽고 노출 수위는 매우 낮지만 자연스러운 대화가 더 자극적인 대목도 있다. 연인 최성재(이경영 분)와 카섹스 도중 성재가 해영의 가슴을 만지려 상의 밑으로 손을 넣으려 하자 이해영은 “위로 넣어서 만져요”라고 말한다. 곧 이해영은 상의 목 부분을 어깨선까지 늘려 내리며 “안 오시는 줄 알고 너무 많이 먹었더니 배가 나와서요”라고 수줍게 말한다.
20대가 등장하는 카섹스였다면 가슴을 만지려는 남성의 손길을 거부하는 여성의 대사는 “싫어!” “왜 이래?” “아직 가슴까진 안 돼” 등이었을 것이다. 부끄러움, 내숭 내지는 설렘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렇지만 더 이상 청춘이 아닌 40대 여성인 만큼 현실적인 대사가 등장한 셈이다.
@ 베드신 정보
#조민수 : 세 여배우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역할인 데다 20대 딸을 둔 싱글맘 역할이다. 젊은 시절에는 성에 매우 소극적이었을 캐릭터지만 40대라는 나이는 그에게 섹스에 대한 자유롭고 편안한 생각을 선물해줬다. 그럼에도 본래 성격 탓에 수줍은 여성의 모습은 베드신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문소리 : 남편과 일주일에 세 번은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 적극적인 주부로 메이드 복장으로 남편을 유혹하기도 한다. 남편의 발기부전 증상을 알게 된 뒤에는 남편의 발기를 돕는 민간요법까지 배워서 직접 해줄 정도다. 이런 캐릭터는 베드신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다소 코믹한 설정이 강하다.
#엄정화 : 골드미스로 아직 미혼인 탓에 가장 농염하고 격정적인 베드신을 연이어 선보인다. 가슴까지 노출되진 않지만 그나마 엄정화의 베드신이 가장 수위가 높고 격정적이다. 몸매 역시 여느 20대 여배우에 뒤지지 않는다.
@ 에로 지수 : 20
전체적으로 에로 지수는 매우 낮은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야하다는 생각을 배제하고 보면 매우 재밌게 몰입할 수 있는 40대 여성들의 로맨틱 코미디다. 세 여배우 모두 연기력이 탄탄한 이들인 데다 세 캐릭터 모두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노출 수위가 낮은 영화인데도 에로지수를 0이 아닌 20으로 정한 까닭은 노출이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오는 성의 아름다움을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타 죽기 전에 꼭 불타오를 거라고 외치는 대한민국 40대 여성들의 농염한 관능은 에로 지수 따위로 평가할 수 있는 개념도 아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