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셀프누드는 집에서 친구끼리 찍어서 올리기도 하지만 혼자 사진을 찍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것도 많다. 특히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사이버 누드촌을 만들자’고 제안하는가 하면, 여자친구의 누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간직하는 남성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어느새 일상화, 대중화되고 있는 신문화인 셀프누드의 실체는 무엇일까.
지난 9월 한 스포츠신문에서 1천6백여 명의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셀프누드를 찍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열 명 가운데 두 명은 실제 셀프누드를 찍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 같은 셀프누드족의 확산은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선명도는 최고 5백만 화소. 이 정도면 신문이나 잡지 등의 사진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그런 만큼 일반인들도 촬영기술을 배우면 손쉽게 다양한 기법을 구사할 수 있다.
현재 셀프누드가 가장 많이 올라있는 곳은 D인터넷 사이트. 이곳의 ‘셀프누드 갤러리’ 코너에는 최고 10만 건의 조회를 기록하는 누드사진들도 적지 않다.
누드사진을 올리는 ‘이유’도 다양하다. ‘간만에 날씨 좋아서 셀프로 한번 찍어 봤어요. 처음이라 무지 쑥스럽네요. 잘봐주세요’라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하루라도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젊은 육체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요’라는 주부도 있다.
이들이 사이트에 올린 사진은 자신이 스스로 찍은 것도 있고, 친구가 찍어준 것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남편이 아내를 찍어 올린 경우도 있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 중 일부는 ‘모델’의 포즈가 예술 사진에 버금갈 만큼 뛰어난 경우도 있다. 밋밋하게 전신만 찍은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기기묘묘한 포즈를 취하거나 특이한 촬영기법을 선보인 것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자신의 누드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일까.
누드사진을 올린 데 따른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진을 게재하면서 돈을 받는다거나 기타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족’이라고 말한다.
아직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진 않았지만 수십여 장의 셀프누드를 찍어 간직하고 있다는 권아무개씨(여·25)는 “자기만족을 얻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사진으로 찍혀진 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연예인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은 심리도 누드사진을 올리는 심리적 이유 중의 하나. ‘셀프누드족’임을 자처하는 김아무개군(28)은 “보통 누드사진에는 수십에서 수백개의 리플(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그것이 칭찬이든 비난이든,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쏟아준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 좋은 것”이라며 “한 번 사진을 올리고 나면 수시로 어떤 리플이 올라왔는지 확인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