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987년12월15일 김현희가 서울로 압송됐다. | ||
소설 전체적인 줄거리에는 변화가 없다. 남산 K팀의 해외 공작원인 주인공 조용훈이 KAL858기 폭파사건에 개입했다가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안기부의 공작으로 프랑스 경찰, CIA의 집요한 추적을 받으며 해외로 도피, 자신을 사주한 세력과 청와대를 상대로 응징을 가한다는 내용이다. 서씨는 조용훈의 시선에 따라 파트별로 글을 전개하면서 KAL기 사건 의혹을 하나둘씩 끄집어냈다.
‘KAL기 사건 진상 규명위원회’ 진상조사위원장이기도 한 서씨는 초판에서 제기한 아부다비에서 내린 15명의 정체, 김현희의 음독 여부 의혹과 함께 비행기 잔해 수색과정과 정부 당국 및 대한항공의 초기 대응, 사후처리 과정, 김승일 검시보고서 등과 관련한 의혹을 추가로 제시했다.
서씨는 특히 이 소설에서 정부 및 대한항공의 초동수사가 너무나 초보적이고 미온적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씨는 특히 탑승객의 유체, 유품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10일 만에 작업을 중단한 점과 블랙박스를 회수하지 못한 부분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서씨는 “블랙박스는 1천℃에서도 30일 동안 존재할 수 있고, 반경 2마일 내에 발신음을 보낼 수 있다. 그럼에도 초동수사를 일찌감치 종료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단 10일간의 수색은 세계 항공 사상 초유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서씨는 지난 87년 12월10일과 12일 미 공군과 미얀마 공군이 미얀마 어디스 해안에서 비행기 잔해를 발견했다는 사실이 국내에 공표되지 않은 채 비밀에 묻혀버린 점, 정부가 증거물이라고 밝힌 구명보트가 겉은 멀쩡한 데 비해 내용물 일부만 불에 탄 흔적을 보인 점 등을 추가 의혹으로 기술했다.
김승일에 대한 의혹 역시 서씨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씨는 “김승일의 검시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독약 앰플을 깨물고 자살했다는 김승일이 사건 당시 갈비뼈가 5개나 부러졌고 목에서 유리 조각과 담배 필터 등이 발견됐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KAL858기가 지난 77년과 사고 2개월 전인 87년 9월 두 번씩이나 동체 착륙을 시도한 바 있고 ▲미국에서 엔진을 교체했으나 두 달 뒤 용도폐기 결정이 났음에도 다시 국제선에 투입된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