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동시 겨냥 ‘다목적 포석’
김종성 UAD 체계개발단장이 지난 11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북 추정 무인기 중간조사결과 발표를 하며 탑재된 부품과 카메라 재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사진기자협회
북한의 강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한편, 최근에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 3대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공식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 ‘흡수 통일을 노린 계략’으로 일축했으며 무인항공기 논란에 대해선 ‘제2의 천안함 날조’라며 대남 비방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선 4차 핵실험을 위한 여러 가지 조짐과 김정은의 의지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 이유와 김정은이 생각하는 다음 시나리오는 과연 무엇일까.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북소식통 A 씨는 최근 <일요신문>에 북한 현직 당 간부와 접촉한 내용을 담은 문서를 보내왔다. 대북소식통들 사이에서도 1급 정보원으로 통하는 A 씨가 중국 현지에서 만난 인물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초급당비서 B 씨였다.
중국과 북한을 수시로 오가며 활동 중인 B 씨는 현재 당의 북-중 무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 회사의 총책이며 북한 내부 사정은 물론 주변국의 사정에도 정통한 인사다. B 씨는 현재 북한 도발 행위의 이유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가 밝힌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이었다. 북한의 대남 도발 행위의 내막에는 오히려 한국 정부에 대한 대응 이전에 중국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현재 박근혜 정부는 중국 시진핑 정부와 밀월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시진핑 주석과 무려 네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특히 지난 3월 23일 있었던 헤이그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에게 있어서 큰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한-중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예정 시간을 30분이나 훌쩍 넘기면서 환담을 주고받았다. 이는 장성택 숙청 이후 급속도로 냉각된 북-중 관계와 크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중국은 최소한 대외적으로는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취해왔다. 결국 잇따른 대남 도발 행위는 김정은이 중국에 보내는 일종의 우회적 신호라는 것이 B 씨의 주장이다.
B 씨가 말하는 두 번째 이유는 남북대화다. 현재 북한 정권은 조만간 남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한국 정부는 최근 들어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기 전까지 대화 재개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선 대화재개 후 해법제시’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국제사회 양상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북한의 향상된 군사 기술력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북한이 선포한 강성대국 완성 이후 2년째 되는 해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군사력 향상을 위한 자본 투여와 노력을 다해왔다. 특히 미사일 비거리 향상으로 인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B 씨는 “결국 최근 북한의 도발 행위는 그간 쌓아온 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며 성과에 대한 내부 차원에서의 선전”이라고 지적했다.
B 씨가 밝힌 마지막 이유는 앞서 세 번째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 잇따른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키리졸브 훈련에 이어 3월에는 쌍용훈련, 그리고 지금은 한미연합 공군이 ‘퍼시픽 썬더(연합전투탐색구조) 훈련’을 진행 중이다. 결국 그간 향상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자세를 지속적으로 취하겠다는 심산이다.
B 씨는 “4차 핵실험 재개를 포함한 우리(북한)의 도발 행위는 남북 협상과 6자 회담 테이블이 마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북한 도발행위 중국 입장은 이것 미국 견제 원하는 중국 뒤에선 웃는다 대북소식통 A 씨는 북한 당 간부 B 씨에 이어 중국 공안 소속의 고위급 간부 C 씨와 자리를 함께했다. 공안 간부 C 씨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C 씨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재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겉으론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속으론 오히려 쾌재를 부르고 있다는 반응이다. C 씨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불만과 의도는 중국 정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알고도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라며 “절대 중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북한의 도발 행위를 막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C 씨는 “북한의 도발 행위 기저에는 결국 미국이 깔려있고 이는 중국 정부의 대 미국 견제 의도와도 어느 정도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중국 정부는 미국과 ‘남중국해 문제’,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분쟁’을 사이에 두고 민감한 관계에 있다. 반대로 미국은 앞서 두 문제에 대해 적극 개입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대미 견제를 의식한 중국이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심적으론 장려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