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다른 여신 콤비 ‘볼 맛 나겠죠~’
동갑내기 김선신(왼쪽), 배지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베투>는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김선신(김): 난 방송국에 입사하면서부터 김민아 선배의 직속 후배로 여러 가지 가르침을 받아왔다. 더욱이 민아 선배와 함께 S본부로 옮긴 정우영 선배는 나의 멘토나 다름없었다. 그런 두 분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마치 ‘엄마 아빠’를 잃은 소녀가장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민아 선배가 하던 일을 내가 하게 됐다. 지금은 경쟁 프로그램의 진행자 관계이지만,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선배다.
배지현(배): 민아 선배와 ‘맞트레이드’ 소문이 났던 주인공이다(웃음). SBS스포츠에서 3년간 ‘베이스볼 S’를 진행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S본부에서는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를 교체하기로 했고, 나에게 다른 프로그램을 맡아줄 것을 통보했었다. 그로 인해 두세 달 가량 깊은 고민을 했었고, 그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퇴사였다. 퇴사 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민아 선배가 M에서 S본부로 이직했고, M본부에선 민아 선배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날 선택한 후 연락을 해왔다. 엄밀히 말해서 우린 맞트레이드가 아닌 자연스럽게 각자의 상황에 따라 회사를 옮겨간 것뿐이다.
▲두 사람의 장점 또는 단점
김선신, 배지현 아나운서는 동갑내기다. 다른 방송국에 있을 때부터 친분을 나눴다는 그들은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부터 라이벌 같은 동반자의 관계를 형성 중이다.
김: 우리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키’?(웃음) 지현이가 슈퍼모델 출신답게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난 아나운서답지 않은 아담한 키를 무기(?)로 내세운다. 워낙 키가 작다 보니까 선수들로부터 동정표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인터뷰도 잘해주는 것 같고(웃음). 어떤 선수는 160cm도 안 되는 키로 어떻게 아나운서가 됐느냐고 물어보더라. 그건 나도 궁금하다(웃음).
배: 선신이는 작은 체구에서 풍기는 귀여움과 애교있는 목소리 등이 장점인 것 같다. 특히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친근함과 편안함이 눈에 띈다. 워낙 서로의 색깔에 차이가 있다 보니까 모니터를 해주면서 조언을 주고받는다.
▲아나운서들의 노출 경쟁
김: 방송국마다 시청률을 의식해서 노출이 과한 의상을 입게 하는데, 난 아무리 야한 의상을 입어도 섹시하지 않아서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다. 회사측에서도 나한테는 노출이 있는 의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청률은 진행자의 의상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진행자나 프로그램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배: 한때 경쟁적으로 노출이 과한 의상을 입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도 이전 방송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받아 들였다. 하지만 시청률을 보면 선신이의 말대로 그런 옷을 입었다고 해서 시청률이 높은 건 아니다. 프로그램이 어느 경기가 끝난 다음에 들어가느냐, 패널로 참석하는 해설위원들이 어떤 분들이냐, 그리고 프로그램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시청률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진행자는 그런 구성들을 잘 차려서 맛깔스럽게 선보이면 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대시 받은 적 있다?
두 사람은 이 질문에 대해선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행여 이상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있다. 그냥 대시만 받았을 뿐 진행이 이뤄졌던 건 아니다. 친구이자 동생같은 선수들도 많다.
배: 나도 그런 적은 있지만 그게 아나운서와 야구선수와의 관계로 흥미롭게 비쳐지는 건 부담스럽다.
▲김민아-최희-공서영의 시대는 갔다?
김: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최희, 공서영 아나운서는 그들대로, 또 나와 지현이와는 또 다른 색깔로 방송을 한다고 본다.
배: 민아 선배는 1세대라서 감히 그 옆에 서 있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최희, 공서영 아나운서는 캐릭터가 확실한 아나운서들이라 또 다른 느낌으로 경쟁 관계를 형성했던 것 같다. 지금은 다른 곳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선신이하고 ‘베이스볼 투나잇’을 잘 이끌어 가는 게 더 중요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