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의 세월호 실종자 가족 선동꾼 발언 논란은 권 의원 측의 실수로 밝혀졌지만 송 씨의 등장으로 실제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장한 누군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확대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아님에도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았다는 점에서 송 씨의 의도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방선거를 앞둔 불법 선거운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송 씨는 이미 지난 18일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렇지만 항간에선 또 다른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송 씨가 실종자 가족 대표로 박 대통령의 진도 실내체육관 방문 당시 사회를 본 것은 예비후보 사퇴 이전인 17일이다. 적어도 박 대통령 방문 당시 송 씨는 실종자 가족이 아닌 지방선거 예비후보인 정치인이었던 셈이다.
반면 송 씨 측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자신을 아동센터를 운영하는 목사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부모라고 자신의 존재를 속인 적도 없다는 게 송 씨 측의 주장이다. 다만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 사회자 역할을 자처했으며 가족대표단이 꾸려지면 물러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이런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을 우려해 지난 18일 예비후보에서도 사퇴한 것이라는 게 송 씨 측의 주장이다.
사실 송 씨는 안산 지역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1997년 이후 18년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운영해왔다. 그 동안 5000여 명이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거쳐 갔다고 한다. 또한 이동쉼터 역할을 하는 ‘레몬트리’ 버스를 타고 서울 영등포역과 신림동, 수유리, 안산 중앙역 등에서 가출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쉼터로 인도하는 일을 벌여왔다.
송 씨 주변에선 이처럼 지난 18년 동안 청소년을 위해 활동해온 목사로서 실종자 유가족을 돕기 위해 지방선거 출마의 뜻을 접고 발 벗고 나선 것일 뿐인데 오해를 받게 돼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출마하지만 과거에는 새누리당 강명순 의원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송 씨 지인들은 “가출 청소년 보호라는 큰 뜻에서 강 의원의 일을 도왔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송 씨가 순수한 마음으로 실종자 가족을 돕기 위한 행보를 이어온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한 것인지를 두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