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매스컴 뉴스가의 뉴스] 무료신문 전쟁 점입가경

무가지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인가, 출혈경쟁이 가속화될 것인가.

무가지 매체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의 등장 이후 <데일리포커스>가 발행하는 주간지 <세븐데이즈>가 창간됐고, 2월 말엔 <스포츠서울>이 타블로이드판형의 무가지 <굿모닝서울>을 창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스포츠연예전문 무가지 <메가스포츠>(가칭)도 4∼5월 중 창간을 목표로 준비중이어서 새 무가지의 수만 해도 5∼6개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무가지는 지난 2002년 5월 문화관광부에 종합일간지(무료신문)로 등록한 <메트로>, 같은 해 6월 등록한 <데일리포커스>, 지난해 11월 <문화일보>가 창간한 등 3개. 이밖에도 광주지역에서 <해피데이> <광주드림> 등이 4월중 창간될 계획이며, 대구·경북지역에도 <대경일보>가 무가지로 창간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발행부수 경쟁에 따라 일부 무가지의 ‘폐지’가 발생한 것은 앞으로 심각한 종이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중순 지하철 목동역과 지난 17일 오전 영등포구청역에선 각각 3뭉치와 5∼6뭉치가 뜯지도 않은 채 무더기로 방치된 일이 발생했다. 강서지역에서 배포를 담당했던 가판업 관계자는 지난달 말 “배포하다 3뭉치가 남은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늘 남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우충 신문판매총연합회 회장은 “무가지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다 보니 하루에만도 지하철 내에 엄청난 무가지가 버려지고 있는데 여기에 또 무가지가 창간되면 앞으로 쾌적한 출근길을 오히려 방해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리한 배포량 및 장비 경쟁으로 시민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점도 개선돼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12월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청장 이상철)은 무가지 <메트로>와 <데일리포커스> 독자사업국장에 공문을 보내 “무가지 배부 문제로 시민들의 지하철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시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부방식을 개선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분당선 야탑역을 이용하는 한 시민이 ‘지하철역 입구가 좁은데도 두 신문사의 배포요원이 배포경쟁을 벌이느라 통행하기가 힘들 정도니 이를 개선해달라’는 글을 구청 민원 게시판에 올렸던 것.

	▲ 왼쪽부터 메트로, 포커스, am7

<메트로> 독자사업국 간부는 “지난해 6월부터 배포만을 목적으로 한 부피가 큰 배포받침대로 교체했고, 지금은 3사 모두 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야탑역에서의 민원발생도 이 문제가 직접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하철 입구에서 배포를 둘러싸고 다툼이나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초기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게 현 업자들의 얘기이지만, 앞으로 더 창간될 무가지 배포요원까지 가세할 경우 배포를 둘러싼 신경전이 거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트로> 최정길 경영기획실장은 “지난해 이 생기면서 다소 다툼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이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스포츠서울>에서 내는 <굿모닝서울> 등이 나올 경우 자리다툼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무가지끼리 허위광고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인 일도 있었다. <데일리포커스>가 허위과장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2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광고금지명령을 받은 것과 관련, 경쟁지 <메트로>가 지난해 9월 공정위측에 사실조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져 무가지 간 경쟁이 위험수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정위 표시광고과 이용일 사무관은 지난해 12월29일 “지난 9월 <메트로> 쪽에서 허위광고를 게재한 <포커스> 신문을 첨부해 문서로 신고함에 따라 조사에 들어간 것”이라며 “신고가 없더라도 공정위가 인지하면 직권조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같은 달 24일 <포커스>가 신문발행부수를 실제보다 부풀려서 자사 신문에 표시·광고한 행위 등을 허위·과장 광고로 인정해 시정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커스>는 같은 달 19일자 지면에 “6∼9월 중 서울과 수도권에 53만1천 부, 부산과 경남에선 13만 부를 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으나 공정위 조사결과,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당시 실제 발행부수는 43만1천6백 부였고, 부산과 경남의 발행부수는 3만5천∼5만 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무가지는 판매수입 없이 100% 광고수입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매일 총 지면의 절반 가까이 광고를 게재하는데 신문으로서 이런 광고 우선주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도 과제다.

특히 지난해 이 창간된 이후 무가지 3개사는 경쟁적으로 1면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등 기사보다는 광고를 우선시하기도 했다. 이들 3개사는 최근까지도 5일을 발행하는 1주일 동안 적어도 두 차례 이상 1면 전면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인제대 김창룡 교수는 “무가지는 어차피 광고로 승부하는 매체로 이들에게는 기사는 부수적이고, 광고가 주 아니냐”며 “독자를 배려했다면 그렇게 싣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면에 전면으로 게재하면 어떻게든 독자들이 볼 것이고 그 결과 광고효과와 광고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독자들은 1면을 정보가 아닌 광고로 도배한 것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이 지난1월1일부터 16일까지 <메트로>와 <데일리포커스>, 의 전체 지면에서 차지하면 광고지면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메트로>는 하루 평균 46.7%, <포커스>는 51.6%, 은 44.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호 미디어오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