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후보들 달라진 선거전략

지지율 떨어지자…‘박심’과 거리두기

[일요신문] 2004년 이른바 ‘탄핵 총선’ 이후 새누리당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박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직접 진두지휘했던 선거에서 대부분 좋은 결과를 거뒀다. 각종 선거 출마자들은 ‘박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였고,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은 최고의 선거 홍보물이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오히려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박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자 ‘박근혜 마케팅’을 버리는 후보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심’을 내세웠던 후보들이 탈락한 것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황식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선 비박계 권영진 후보가 친박계 의원들을 물리쳐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14일 의원직 사퇴 회견에서 “국민은 대통령이 정치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 국정 운영을 비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 “저는 그동안 대통령께 쓴소리를 계속해왔다”며 박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서울의 한 새누리당 구청장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이름을 포스터에서 일부러 뺐다. 적어도 수도권에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