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해경 내부 게시판에는 현직 해경 간부가 ‘해경의 50가지 죄’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 예방총괄계장 손경호 경정은 세월호 침몰 참사 후 야기된 해경의 무능하고 안일한 관리와 감독 체계를 비판했지만, 그 이면엔 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에선 이 반성문이 언뜻 보면 해경 해체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 같지만 세월호 구조활동 관련 여론의 집중 포화에 대한 불만과 책임 회피, 비아냥거림으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손 경정은 사고, 구조 관련 각각 20가지와 한국해양구조협회 10가지 등 모두 50가지 죄가 해경 해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먼저 구조와 관련해, 해경이 초기에 선체에 진입하지 않았던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당시 현장을 145m 길이의 건물이 기울어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상황에 비유하며 진입할 수 없었던 이유를 해경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정당화했다.
또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지적된 과적과 관련해 항만청에서 운항면허를 주면서 면허조건에 적재중량을 표시해 달라고 말하지 않은 것과 적재중량을 선사 임의대로 작성한 것을 그대로 믿은 잘못이 있다고 적었다. 해경이 점검하고 관리하지 않은 과적의 책임을 해운조합 등에 전가하고 있는 것.
해경 반성문을 읽은 네티즌들은 “해경 반성문이라고 해서 봤더니 불평 불만만 가득 차 있다” “수많은 학생들이 죽었는데 반성은 전혀 없구나” “초기대응 실패는 명백한데, 해경 얼굴에 스스로 먹칠을 하네” “해경 해체라는 초유의 사태는 안타깝지만, 해경 반성문 보니 해체 잘한 듯”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큰 논란을 빚은 해경 반성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