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잡지 <주간문춘>을 통해 밝힌 말이다. 이에 한국의 언론은 ‘일본 지도자의 정신 나간 소리’로 치부했다.
역사적으로 한반도 침략세력은 야욕을 불태울 때마다 한국을 어리석은 국가라고 한 뒤 정복을 감행했다. 19세기 말 후쿠자와 유키치는 “어리석은 조선은 일본에 배워야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정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공을 바치지 않으면 곧바로 침공해 어리석은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때마다 조선의 지도자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저자는 “흔히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 조정과 경술국치 전의 대한제국 관료를 비판한다. 그러나 오늘 한국도 그때 선조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일본의 장단점, 일본인의 인식세계, 국가의 작동방식 등을 알려고 하지 않고, 무작정 배격하는 태도는 결국 역사를 반복하자는 얘기다. 나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 다시 침략을 준비한다>는 일본의 침략준비, 침략행태, 반성하지 않는 그들의 습성,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일왕, 박사 학위를 받고도 라면집을 운영하는 일본인의 독특한 의식구조, 전쟁으로 작동하는 일본의 경제, 일본인의 한국관 등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영토 도발, 역사왜곡을 보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분쟁 일상화 전략이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일본은 끊임없이 준비하면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범처럼 달려든다. 조선침략, 청일전쟁, 러일전쟁, 중일전쟁 등이 그랬다”면서 “대한민국이 할 일은 하나다. 일본이 다시 침략본색을 내놓지 않도록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본을 끊임없이 기다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조선을 떠나면서 내뱉은 의미심장한 말을 소개한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전계완 지음. 지혜의 나무. 정가 1만 6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