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암흑세계에 ‘3대 패밀리’가 유명했던 것처럼 타이베이에는 지금도 3대 패밀리가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주리엔빵(죽련방)과 텐다오멍(천도맹), 쓰하이방(사해방) 등이 그것. 지난 1998년 보스 천융허의 사망 이후부터는 쓰하이방을 대신해서 송련방이 새롭게 3대 조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주리엔빵은 타이베이 최대의 폭력조직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한자식 이름인 ‘죽련방’이 더 귀에 익다. 주리엔빵은 이미 타이베이의 대표주자로 국제 암흑가에서 일본의 야쿠자, 중국의 삼합회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주리엔빵은 50년대 초 타이베이 한 교외의 대나무 숲에서 당시 17명의 비행소년들이 혈맹을 맺고 출발한 이후 현재까지 최고의 조폭으로 군림하고 있다. 보스 천치리(진겨레)는 ‘헨리 유 사건’으로 일약 유명세를 탔다.
헨리 유 사건은 1980년대 우방 미국과 타이베이의 관계를 급속도로 냉각시킨 국제적 사건. 중국계 미국인 헨리 유가 당시 타이베이의 총통이었던 장징궈(장경국)의 비리를 모은 책의 출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이 정보를 입수한 타이베이 정보부가 킬러를 미국으로 잠입시켜 헨리 유를 암살케 한 사건이었다. 미국에서는 이 킬러의 배후를 캐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 현재까지 주리엔빵의 보스 천치리로 알려져 있다는 것.
이처럼 대만의 폭력조직은 정치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리엔빵의 보스 천치리는 ‘국민당의 행동대장’으로 불렸을 정도고, 텐다오멍의 보스 뤄푸주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자신을 폭력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말하는 한 여성 의원을 지난 2001년 의회 내에서 무차별 폭행해 세상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98년 쓰하이방 보스 천융허의 장례식장에는 당시 총통 후보였던 천뤼안과 야당 수석 쉬신량 등이 조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력의 비호 아래 움직이고 있는 타이베이의 조폭들이 이제 국제 교류를 미끼로 한국 등 해외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셈이다.
[감]
‘벤자민’ 임현서,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과 새로운 도전…AI 기반 로펌 ‘초월’ 설립
온라인 기사 ( 2024.10.03 1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