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돈으로 처남 빚 갚아주려는 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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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작은 사진)가 담임목사로 재직하고 있는 강남순복음교회.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강남순복음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처남인 김성광 목사가 담임목사로 재직하고 있다. 1984년 서울 대치동에 건립된 강남순복음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재적 교인이 약 1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무리한 예배당과 기도원 증축 등으로 재정위기에 놓였다. 현재 부채는 ‘300억여 원’, 매달 지불하는 이자는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 4일, 강남순복음교회 측은 일간지 광고를 통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강남순복음교회를 ‘400억 원’으로 매각하는 데 최종 합의를 봤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해 결국 계약이 취소됐다”라고 밝혔다. 재정 상황이 어려운 강남순복음교회 측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가 입장을 번복한 셈.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액이 너무 많아 매수 절차 진행이 불가능해 사안을 부결한 것”이라며 “교회 매입 요청에 대해 사전 논의를 진행한 것일 뿐”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결국 두 교회의 주장이 대치하며 사안은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기업 인수’를 방불케 하는 두 대형 교회의 인수 움직임에 교계 안팎에서 지탄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렇듯 두 교회의 매각 인수는 결국 성사되지 못했지만, 현재까지도 그와 관련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약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핵심 관계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강남순복음교회에 대한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아 어려운 점이 있고, 최근에는 ‘순복음강남교회’가 강남순복음교회를 인수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방안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순복음강남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제2성전’ 즉, 강남 지부격인 교회다.
복수의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방안 역시 조용기 목사가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이전에 강남순복음교회에 대한 인수를 지시한 게 조용기 목사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장로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순복음강남교회가 인수하는 방안을 다시 지시한 것”이라며 “명목상으로는 인수로 보이지만 실체는 교회 돈으로 처남 빚을 갚아주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조용기 목사의 ‘특별지시’가 내려졌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지만, 순복음강남교회는 강남순복음교회 인수와 관련해 머뭇거리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300억 원’에 달하는 강남순복음교회의 막대한 채무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인수를 요청하는 김성광 목사의 태도도 순복음강남교회를 머뭇거리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남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순복음강남교회 측은 김성광 목사가 교회 모든 일에 손을 떼고 나간다면 인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김성광 목사는 교회 채무를 다 갚아주는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분까지 요구하고 있어 전혀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김성광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교회 채무를 갚으라며 ‘16억 원’을 받았는데, 그 사용처가 불문명하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앞서의 강남순복음교회 관계자는 “두 달 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에서 김성광 목사에게 16억 원을 준 게 맞다. 그런데 이 돈도 벌써 다 떨어져 간다고 한다.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라고 전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일요신문>은 김성광 목사 측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해도 너무 한다”라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처남을 도와주려는 조용기 목사나 교회를 빚더미로 만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김성광 목사나 문제가 많다”며 “교회 돈이 신도들의 돈이라 생각하면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