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룸살롱 경험담을 담은 책(오른쪽)과 저자 한쉘씨(왼쪽). | ||
현직 룸살롱 마담이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남성들의 은밀한 밤 문화를 낱낱이 공개해 화제다. 7년여간 강남 최고급 룸살롱과 클럽에서 마담으로 일해 온 한쉘씨(가명)가 대기업 간부 및 검사, 의사 등 화이트칼라 직종의 남성들과 접대부들 사이에서 벌어진 기이한 에피소드만을 골라 책(<나는 통과일이 좋다>·한솜미디어)으로 펴낸 것.
한씨는 자신이 단골손님으로 상대하던 이들이 보통 남성들보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사회적인 영향력도 높지만 한편으로는 그 ‘위치’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심적 외로움과 고독에 자주 빠지고 결국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탈출구를 모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이러한 남성들이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따라주는 접대부들만이 존재하는 룸살롱 안에서 외로움과 절망을 씻어버리기 위해 불가사의한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고 고백하면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 20가지를 쏟아냈다.
그 중 한씨가 가장 으뜸으로 꼽은 에피소드는 H그룹 S과장이 자신이 아내를 룸살롱으로 데려와 거래처 사장, 접대부 아가씨와 함께 룸 안에서 ‘스와핑’을 나눴다는 기억. 이 일이 있던 시점이 스와핑이라는 집단 성행위 행태가 일반인들 사이에서 알려지기 전인 2001년이었고, 더구나 섹스의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과 실험을 위해 선택한 대상이 아내였다는 점에서 한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씨는 책에서 당시 룸 안에 들어간 아가씨가 이들의 요구에 승낙, 옷을 벗고 에로틱한 모습을 연출하자 과장의 부인이 아가씨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던 분위기를 세세하게 묘사하면서 당시의 상황을 재현했다.
탤런트 외모 뺨칠 만한 Y라는 젊은 현직 검사의 엽기 에피소드도 시선을 모은다. 두 살 된 아이의 아버지였던 Y검사는 룸살롱 안에서는 매우 수줍은 태도로 일관하였으나 ‘파트너’를 데리고 나가면 안색이 돌변했다고. 파트너를 조용히 모텔로 데리고 간 Y검사는 카운터에서 고무줄을 받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이한 행각을 벌였다는 것.
Y검사는 고무줄을 이용해 타올로 혁대를 감싸 파트너에게 내어 놓더니 팬티만 걸친 자신의 알몸을 때려달라고 해 아가씨가 결국 손님인 검사의 몸을 혁대로 수십 차례 내려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한다. Y검사는 신체 부위를 가격당하면서 성적 쾌감을 얻는 ‘마조히스트’였던 것.
한씨는 일본인 손님이 가게에서 가장 재색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파트너를 데리고 나갔다가 그녀의 은밀한 곳에 흰색 애완용 뱀을 넣어 놓고 야반도주한 엽기 사건도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이 일본인은 둘이 묵었던 방 테이블에 5백만원짜리 수표를 남겼는데 알고 보니 뱀을 꺼낼 때 쓰라는 ‘수술비’였다고.
대기업 간부급 이상 손님들의 후광을 받은 접대부들의 이야기도 공개했다. 기업의 이름은 밝히길 꺼려했지만 기업의 총수들이 룸살롱 내에서도 재원들만을 골라 카페 등 가게를 내주고 개인 접대를 받은 일과 마담이 건설회사 사장의 요청을 받고, 건설 사업에 투자해 수백억원의 재산가로 변신한 일화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이와 함께 ▲유명 벤처기업 이사가 결혼을 앞두고 여자를 알기 위해 6개월 동안 매일 같이 룸살롱을 드나들며 여자들의 심리와 섹스 성향 등을 연구했던 과정 ▲미스코리아 출신 부인을 둔 대기업 과장이 룸살롱을 자주 찾았던 내막 ▲중견 건설업체의 젊은 간부가 과거 결혼까지 약속했던 마음속의 여인과 술집에서 파트너로 마주친 일화 등도 소개했다.
아쉽게도 대기업 총수나 간부들이 1인당 수백만원 이상의 돈을 써가며 토요일 저녁 룸살롱 접대부들을 자신의 별장으로 불러 뜨거운 밤을 즐긴 에피소드, 정계 거물들이 ‘파트너’를 해외로 유학 보낸 뒤, 현지처 노릇을 하게 한 일화 등은 구체적으로 신원이 드러날까봐 책에서 언급하지 못했다는 한쉘씨.
한씨는 곧 정계 거물들의 음주 습관이나 성행위 스타일 등을 묶은 책을 후속편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동시에 과거 80년대 후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A정당 창당방해사건’을 영화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실제 이 사건의 핵인 K씨와 막역한 사이인 한쉘씨는 이미 K씨의 증언을 토대로 한 시나리오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