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백세봉’ 김정철 띄우기 작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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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당 60주년을 맞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아들 김정철이 공식석상에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
가장 유력한 후계자 후보는 김 위원장과 고영희(사망) 사이에 태어난 김정철(25)이다. 정보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올해가 선군정치발표 10주년,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광복 60주년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를 도모하는 등 새 권력의 부상을 위한 대규모 비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25년 전인 1980년 10월10일. 이날 북한 노동당 창건 35돌을 맞아 평양에서 제6차 당 대회가 진행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으로 외국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도 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서열 5위로 등장했지만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당·정·군의 모든 실권을 거머쥐었다.
정보 당국의 관계자는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보아 당 창건 60주년인 10월10일 전 세계의 관심은 3대에 걸친 세습 후계구도의 등장에 집중될 것”이라며 “북한도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외교안보연구원은 올해 초 ‘2005년 국제정세전망’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북한 핵심권력의 새로운 진영이 부상할 것”이라며 “지난해 내각 책임자 10명이 교체되고, 국장급에서 30∼40대의 신진 테크노크라트가 대거 발탁됐으며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전망은 이어 “새로운 진용의 부상은 향후 후계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권력 내부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의 후계구도는 2001년 4월 홍콩 시사월간 광각경(廣角鏡)이 “김정남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이래, 김정남의 위조여권 사건 이후 김정철이 급부상(2002년), 김정일 위원장 요리사의 김정운 지목(2003년) 등으로 그때그때 변해왔다.
우리 정부 당국이 “김정남은 후계자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2004년 9월이었다. 그뒤 2005년 1월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후계와 관련한 내용의 ‘선군의 길’을 방송해 조만간 후계구도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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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중후반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 다닐 당시의 김정철. | ||
현재로서는 두 사람에 관해서 알려진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전직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일본 거주)가 펴낸 책이 전부다. 김정철은 25세이고 김정운은 21세다.
김 위원장과 전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김정남은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아니다. 지난 2001년 위조 여권을 사용해 일본으로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국제적 망신을 산 뒤 김 위원장의 눈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또 고영희보다 일찍 사망한 전처 성혜림의 아들로서 배다른 두 형제(김정철-정운)로부터 견제를 받아 일찌감치 권력투쟁을 통해 축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들려온다.
정보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김정남은 마카오와 태국 모스크바 베이징 등 네 곳을 떠도는 부랑인 신세이며 북한에는 못들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후계구도에서 탈락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 김정철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보 당국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외모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로 평가받고 있다. 정철은 영어와 독일어 등 외국어 구사가 탁월하고 어려서부터 컴퓨터와 게임을 좋아해 정보기술(IT)산업에도 깊은 관심이 있다고 한다. 막내 김정운이 점쳐지기도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가 장애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철 후계설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것은 ‘백세봉’이란 인물이다. 2003년 9월 국방위원회 위원에 전격 기용된 인물 중 백세봉이라는 사람이 있다. 이와 관련, 정보 당국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인물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즉 백세봉이 김정철의 가명이라는 추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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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계구도에서 밀린 김정남. | ||
권력구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권력계층의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를 동반한다. 북한의 대남라인은 임동옥 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사실상 실권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옥은 최근 폐암 수술을 받았는데 결과는 대단히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15일 김정일 생일 관련 입수 사진을 보면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는 것으로 확인된다.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적십자 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을 지낸 40대의 최승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아직 실권은 없지만 떠오르는 인물이라는 게 당국의 평가다. 이밖에 최근 권력에서 멀어진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은 1~2년 혁명화교육을 마치면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정면도전만 아니라면 복권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허소향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