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자 골라 콘돔도 안끼고…
“처음에는 여자친구라도 된 것처럼 잘해 줬는데 호텔 안에 들어가니 나를 동물처럼 다루기 시작했다. (오럴섹스) 하기 싫다는데 머리를 앞뒤로 잡아당기면서 하게 했다. 항문 삽입도 하게 했다. 그런데 돈도 주지 않았다. 그때 17살이었는데 이후로 한국인은 만나지 않았다.”
한국 남성들과 잠자리를 가졌다가 충격을 받은 필리핀 여성들이 상당했다. 앞서의 증언들처럼 낮에는 친절하다가 잠자리만 가지면 가학적으로 돌변하는 바람에 피해를 입은 필리핀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한국 남성들은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특징을 보이는데 그러면서도 성병에 대한 우려로 성경험이 없는 ‘어린’ 여성을 찾는다고 한다.
“한국 남자들은 처녀성에 대해 집착한다. 처녀는 5만 페소(약 116만 원)를 내겠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성관계할 때 피가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낸다.”
“(바나 가라오케에) 미성년자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미성년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잠깐의 쾌락을 위해 어린 여성들을 골라 피임기구마저 사용하지 않는 한국 남성들이지만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룻밤 성관계나 동거를 통해 임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것. 아예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으며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만 남긴 채 귀국해버리기 일쑤다.
“아이 아빠가 일하던 공장에 연락했는데 이미 한국에 들어갔다고 했다. 다른 사람과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고 들었다.”
“영어 이름으로 말해서 (남자의) 한국 이름은 모른다. 내가 여자친구라 말했지만 임신하니 떠나버렸다.”
이는 중국과 일본 남성과도 상반되는 모습이다. 중국 남성들은 아이가 생기면 결혼을 하거나 가족을 데리고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가는 등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는 추세다. 일본도 국가적으로 재피노(일본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의 자녀를 가리키는 말)와 어머니들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편이다.
하지만 코피노들은 전적으로 필리핀 여성들의 희생으로 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지원 단체에 의하면 코피노 어머니들의 90%가 생계를 위해 다시 성매매에 뛰어든다고 한다. 그 외에는 마땅한 돈벌이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어린 코피노까지 성매매에 나서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부 한국 남성들의 삐뚤어진 욕망의 산물로 태어난 코피노들은 아버지의 부재 속에 성매매라는 사지로 내몰리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