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상선 생산 재개···“투 트랙 전략으로 세계적 조선기업으로 재도약”
강재절단식 장면.
[일요신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상선 생산을 재개하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1일 터키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8만톤급 벌크선의 강재절단식(Steel Cutting; 조선소의 첫 공정으로 블록 생산을 위한 철판 절단 행사)을 겸한 착공식을 연 것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상선을 생산하는 것은 조선업황 침체로 상선부문 건조가 중단된 지난 2011년 이후 3년만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선주사인 터키 지네르(CINER) 바실리우스 파파칼로도우카스 사장, 로이드 선급의 이수영 한국 대표, 한진중공업 최성문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및 협력업체 근로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생산현장의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안전기원제에 이어 건조선박에 들어갈 첫 철판을 절단하는 강재 절단 순으로 거행됐다.
특히,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 전원이 회사 정상화와 함께 안전, 납기, 품질을 강조하는 결의구호를 제창하면서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취임 첫 행사로 행사에 참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첫째도 일자리 창출, 둘째도 일자리 창출, 셋째도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한 뒤 “한진중공업이 다시 살아난다면 지역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낙수효과를 누리게 되고 일자리도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한진중공업의 재도약을 당부했다.
한진중공업 최성문 사장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성원해 주신 분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전 임직원이 회사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생산라인에 투입될 장비 점검 작업이 마무리되고 블록 제작을 위한 각종 설비들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등 정상화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직원들도 고무된 분위기다.
한진중공업 장창근 생산본부장은 “지난 해 대규모 수주로 조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마침내 오늘 상선라인이 재가동됐다”며 “안전, 납기, 품질에 만전을 기해 영도조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진중공업은 해외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지난달 완공 5년 만에 글로벌 조선소 순위에서 처음으로 ‘세계 탑10’에 진입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완전 정착함에 따라 영도조선소의 경영 정상화 또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노동조합도 지난 2012년부터 수주를 위해 직접 선주 측에 발주를 간청하는 호소문을 보내는가 하면 지역 상공계에도 지원을 요청하는 등 다방면으로 수주 노력을 펼치며 정상화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 조업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영도조선소는 앞으로 중대형 상선 및 고기술고부가가치선, 특수목적선 건조에 역량을 집중해 대한민국 조선1번지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세계최고의 고효율 생산시스템으로 구축된 수빅조선소를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집중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고기술 특수목적선을 중점 생산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세계적 조선기업으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이날 행사 후 회사를 성원해 준 주민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영도지역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정 등 저소득 가구 1,000곳에 임직원들이 모금으로 마련한 수박 1천통을 전달했다.
하용성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