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목 조이는 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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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예보의 최명수 조사3부장은 “김 회장의 지시로 BFC에서 자금을 빼내 페이퍼 컴퍼니 계좌로 입금시켰다는 BFC 관리자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 같은 진술에 대해 확인절차도 이미 마쳤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의문의 회사들인 K사와 L사의 실질적 소유주가 조풍언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우중-조풍언 커넥션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항간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첫째는 조씨가 김 전 회장에게 명의만 빌려주었을 것이라는 것. 즉 워크아웃을 당한 김 전 회장이 결국 그룹 내에서 알짜 회사로 평가되던 대우정보시스템과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부문을 조씨 명의를 빌려 헐값에 사들여 자신 소유로 만들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예보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사실상 K사 등의 소유 주식은 김 전 회장 것으로 의심된다”며 재산 반환을 위한 소송을 현재 제기중이다.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은 김 전 회장이 DJ 정권과 친분이 두터운 조씨에게 알짜 회사를 싼 가격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조씨를 로비스트로 이용하려 했을 수도 있다는 것. 실제 김 전 회장은 99년 8월12일 리비아 해외미수금 회수 협상을 하러 간다는 명목으로 출국해 실제 중앙아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곳에서 조씨를 만나 “DJ 정부에서 날 죽이려 한다면 나도 (정치자금 등을) 폭로하겠다”며 관련 파일을 내보였다는 게 한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에 조씨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DJ에게 김 전 회장의 요구를 전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조씨는 DJ와 김 전 회장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LA 한인사회의 한 관계자는 “조씨가 골프장 사업에 눈독을 들인 것 같다. 아마도 한국의 아도니스 골프장도 조씨가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 전 회장이 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면서까지 조씨에게 양도하려 한 게 아닐까. 그것이 김 회장의 ‘보답’ 차원이라면 조씨가 김 회장을 위해 뭔가 큰일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당시 국내의 한 월간지 보도에 따르면 조씨가 아도니스 골프장을 싸게 구입했다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다는 증언도 있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당시 조씨는 김 전 회장측에 계약금까지 보냈지만 결국 아도니스 골프장 인수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김 전 회장의 부인 정씨가 매우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었다.
대우 관련 회사들을 헐값에 인수하려 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 조씨는 지난 2003년 8월 LA 현지 교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아도니스 골프장은 당시 자금난에 봉착했던 김 회장측에서 먼저 제의를 해와 내가 응해준 것이다. 또한 나는 99년 당시 세계적인 거물을 김 회장에게 소개해주었고, 김 회장은 그 사람으로부터 7천5백만달러를 빌렸다. 김 회장은 IMF 직후 이 자금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이 전환사채를 담보로 다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그러나 김 회장은 대우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되자 대우정보시스템을 비롯한 대우그룹 계열사의 소유 주식(2천5백만달러 상당)으로 대신하고자 했다. 그래도 5천만달러가 모자랐고 결국 대우는 무너졌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4개월 후인 지난해 초 조씨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나머지 5천만달러는 결국 내가 그 거물 인사에게 대신 갚아줬다”는 것. 여기서 조씨가 거론한 세계적 거물은 러시아(구소련)의 최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조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평소 김 전 회장에게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도와줬다는 게 된다.
하지만 LA 현지의 시선은 좀 다르다. 한 관계자는 “조씨가 최근 엄청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자금 동원력이 있는지 모두들 궁금해하고 있다”고 의문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