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명물 빵집이 이젠 전국구 빵집으로 통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군산 이성당은 전국에서 찾아온 여행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전 성심당, 전주 풍년제과, 목포 코롬방 제과, 부산 비앤씨 베이커리, 순천 화월당, 서울 효자 베이커리와 김용안 과자점 등도 몰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아우성이다. 서울의 유명 백화점의 지역 빵집 초대전에서는 20~30분씩 줄을 서서 빵을 사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오직 빵을 맛보러 가는 ‘빵 투어’가 생겨날 정도다.
<출출한 간식 여행>은 전국의 옛날 빵집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프라이데이>와〈바앤다이닝>에서 여행기자로 일했던 이송이 작가. 그녀는 전국의 인기 빵집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주인장과 인터뷰를 하고 매장 풍경을 스케치하고 빵을 먹어본 후기를 들려준다.
프랜차이즈의 거센 바람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주인장들이 들려주는 인기 비결은 비슷하다. 좋은 재료를 쓰고, 그 재료를 아끼지 않는 등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 100년이 돼가는 군산 이성당, 90년 된 순천 화월당, 60년이 넘은 전주 풍년제과와 목포 코롬방제과, 50년이 된 대전 성심당 등의 이야기는 그 역사만큼이나 풍성하고 재미있다.
이 책에는 지역에서 명물로 자리 잡은 오래된 간식집 이야기도 담았다. 전국 31곳의 인기 간식집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민 간식’이 된 천안 호두과자와 경주에 가면 꼭 사들고 오게 되는 황남빵과 찰보리빵, 대구 납작만두와 마약떡볶이, 부산 씨앗호떡, 광주 상추튀김, 풍기 정도너츠, 안동의 버버리찰떡, 인천 차이나타운의 화덕 만두, 강릉의 감자송편, 속초 만석닭강정 등 읽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 ‘먹는 재미’. 여행을 떠날 때 이런 ‘간식 맛집탐방’을 해도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이송이 지음. 즐거운상상. 정가 1만 3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